[사설]공동구매, 대학이 이제 적극 나서야 할 때
[사설]공동구매, 대학이 이제 적극 나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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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사립대를 중심으로 각 지역총장협의회 등에서 대학 주요 소요자재와 도서 등의 공동구매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 중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대학소요자재의 구매란 각 대학의 고유영역으로 각 대학마다 구매담당부서가 독립된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중요하고도 특별한 기능을 가진 업무다. 대학의 구매업무는 아무나 접근하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사뭇 베일에 가려져 대학 재단의 측근이나 대학과 특수 관계가 있어야만 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대학소요물자 구매를 두고 최근 대학총장들이 공동구매를 하자고 나서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대학 공동구매 사업추진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대학 경영환경 속에서 경비 효율화와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재정운용의 개선을 꾀하자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특히 자본과 규모를 갖춘 대학이 구매와 소비의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호갱(어수룩한 소비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공동구매를 통해 기존의 비정상적인 유통구조와 계약 관행, 독점기업의 횡포에 맞서 공동으로 자구적 대응을 하자는 것이다.

공동구매는 말 그대로 구매자(대학)가 판매자(기업, 납품업체)에게 물건을 구입할 때 단체로 대량 구입함으로써 가격 협상력을 극대화해, 제조업체나 판매자들과의 교섭에서 차별적인 가격 할인을 이끌어내는 구매방식이다.

그동안 대학들도 나름대로 불공정한 구매 유통구조의 개선을 모색해 왔지만 그 대응은 개별적이고 미온적이었다. 입찰 과정의 어려움, 구매 품종과 수량의 문제, 기존 거래업체 눈치보기, 시장정보의 공유 미흡 등 걸림돌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누군가 나서서 총대를 하고 추진하기에는 대학별로 구매방법, 재정상황 등 이해관계가 다르고 업무의 속성상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오해 등으로 공동으로 대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대학은 ‘생존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등록금 의존도는 한계에 왔으며 학생 수 감소로 거의 모든 대학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최대한 경비를 절약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같은 위기상황에서 대학이 공동구매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재정운용과 경영의 효율성을 간과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말 수도권의 서남지역 6개 대학이 재정효율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각종 구매 계약을 할 때 공동구매를 추진할 것을 결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학 경영의 위기감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대부분의 대학 총장들은 당면한 경영개선의 한 방법으로 학내 소요물자의 공동구매가 효율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다만 총장들의 절박한 인식과는 달리 실제 실행부서나 담당구성원들이 여전히 공동구매에 대해 거부감을 갖거나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쉬운 점이다.

이제는 누군가 나서야한다. 기존 관행에 얽매이거나 고정관념에 안주하기에는 시간이 없고 여유도 없다. 작은 것부터 과감하게 틀을 깨야 한다. 정부나 기업, 대학협의체가 드러내놓고 나설 일도 아니다.

이에 국내유일의 대학 전문 언론인 한국대학신문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학의 합리적 유통구조 확보를 통한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2015학년도 대학 소요물자(PC) 공동구매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동구매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 사업은 일반대학, 전문대학, 사이버대학, 대규모 대학, 중소규모 대학, 수도권 대학, 비수도권 대학 등 대학의 특성이나 규모, 소재지에 상관없이 모든 대학이 당당한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고 소비주체로서 누려야 할 혜택을 공동으로 얻자는 취지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본지가 공동구매 사업에 나서는 것은 영리를 취하거나 어떤 일방에게 이득을 주기 위함이 아니다. 공동구매 등을 통해 대학 재정구조를 투명하게 혁신하고 경영효율화를 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대학의 경쟁력을 높혀 나가는 대의(大義)을 세우는 일이다. 국립대학은 정부의 ‘나라장터’를 통해 구매행위를 해야 하는 제약이 있겠지만 사립대학은 뭉치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대학이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보일 때가 됐다. 대학들이 공동구매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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