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선 “구성원도 모르는 구조개편안” 항의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중앙대가 대대적 학사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일부 구성원들은 밀실 논의의 결과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중앙대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을 발표했다. 2016년도 입시부터 학과제모집을 폐지하고 단과대학 단위 모집을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중앙대의 학사구조 개편은 신규 융복합 학문을 신설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기존의 학과별 모집을 폐지하고 단과대학 별 총 정원을 기준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 기존에는 국어국문학과 40명, 영어영문학과 100명 등 학과단위 모집을 했다면, 이후에는 인문대학 정원을 구분없이 선발하는 식이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이 도입되는 2021년도 이후에는 인문사회, 자연공학, 예술체육, 사범, 의·약·간호 등의 계열별로 모집한다. 일부 특성화학과와 교육부 정원 승인이 필요한 일부 전공은 제외다.

학생들은 단과대학 소속으로 1,2학년 전공 탐색기간을 거쳐 2학년 2학기부터 주전공을 정하게 된다.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지도교수가 개인별 상담을 통해 전공과 진로에 대한 조언도 한다.

인문학 교육과 SW교육도 강화한다. 이번에 도입하는 LEA(Liberal Arts Education)는 학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인성, 비판적 사고능력, 문제해결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한다. 단과대학 단위 신입생들은 1학년 과정에서 LAE를 통한 기본 역량교육을 실시한다. 2학년 1학기 때는 다양한 전공 기초과목을 이수한 후 2학년 2학기 직전  주 전공을 선택한다.

전공 선택은 해당 전공 정원의 120% 내에서 원하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인원이 몰릴 수 있는 학과의 경우 성적 순으로 배정한다. 이중전공과 복수전공을 통해서도 원하는 전공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한다.

이용구 총장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육 방식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현재 국내 대학의 교육시스템은 미래 지식기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단과대학 단위 신입생 모집을 통해 중앙대는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에 탄력적으로 적응하겠다는 생각이다. 중앙대는 지난해 교육부 특성화사업에 선정되면서 4%의 정원감축안을 제시했다. 현재 입학정원에서 약 180명을 감축해야 한다. 단과대학 단위 운영을 통해 유연한 학과 운영이 가능해지면 최대 700명까지도 감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러한 개편안은 오는 4월 학칙 개정을 통해 1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신입생 모집 때 적용된다.

구성원 일각에서는 대학의 개편안 발표에 대해 의견 수렴이 전혀 되지 않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장에는 중앙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이 들어와 일방적인 구조조정 방안 추진에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앙대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김누리 교수(유럽문화학부)는 “학문단위 개편은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 학생들의 교육 질 문제도 달려있는 학문단위 변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기자간담회 전날까지도 교수들은 학교로부터 전혀 학과 폐지 등의 사항에 대해 들은 바 없다. 교수들도 모르는 학과 구조개편안”이라며 크게 항의했다.

실제로 26일 오전 10시에 진행된 전체 교수 투표 결과 420명의 교수 중 87.3%인 367명이 대학 본부의 대학 구조조정 방안에 반대했다.

중앙대 관계자는 “이후에도 추진하고자 하는 부분은 충분히 의견 수렴 후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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