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본회의 상정 ... 사실상 확정

▲ UNIST 테크노경영관 모습.(사진=UNIST 제공)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UNIST의 과기원 전환법(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 2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이 오는 3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UNIST의 과기원 전환이 확정된다. 이는 지난 2012년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이후 2년여만이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은 정부로 이송되고 대통령은 15일 이내 공포한다. 이후 울산과학기술원설립위원회가 설치돼 출범 작업을 마치면 올 하반기 중 울산과기원이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 이어 4번째 국가 과학기술원이 탄생하게 된다. 포스텍은 연구중심대학이라는 특성상 과학특성화대학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법적으로는 사립대학이라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UNIST가 과기원으로 전환하면 학교 운영상의 모순이 해결되고 자율성이 강화된다. 현재 UNIST는 대학이지만 유일하게 교육부 소속이 아닌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이다. 과학기술특성화대학 국립대학법인으로 개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UNIST는 KAIST, GIST, DGIST 와는 달리 '대학' 이므로 실제로는 교육부의 규정에 맞춰 대학을 운영해왔다. 과기원으로 전환되면 이같은 모순이 해소된다.

대학 측은 “그동안 UNIST가 고등교육법을 적용받는 국립대학으로 운영된 탓에 연구결과를 사업화하는 데 법적 제한이 많았다”면서 “과기원 전환에 따라 앞으로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특정연구기관으로 운영되며 자회사 설립이 가능하고 연구기관으로서 성격이 더욱 강조된다”고 설명했다.

우수한 연구인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기원이 되면 UNIST는 특정연구기관 육성법의 적용을 받아 연구기관으로 지정된다. 전문기술·경영·교육 인력을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기관에서 고급과학기술인재양성과 국가과학기술 연구개발을 핵심 목표로 추진하는 연구기관으로 변모하게 된다.

다른 과기원과 동등한 수준의 장학혜택과 병역특례 등 정부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연구 결과를 기술사업화하는 자회사 설립도 가능해진다.

수업 연한의 경우 기존에는 1년만 단축 가능했지만 과기원이 되면 제한이 사라진다. 타 대학 학점은 졸업 소요학점의 절반 이내에서 인정됐지만 앞으로는 모두 인정 받게된다.

입시 면에서도 수시 6회 지원 제한에서 풀려 다른 과기원처럼 별도 모집이 이뤄진다. 정시 모집군 제한도 받지 않으며, 학생들은 다른 대학에 합격해 등록까지 마친 상태에서도 지원이 가능해진다. 현재 수험생들은 수시에서 6개 이상의 대학에 지원할 수 없다. 하지만 과기원을 비롯 사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문화대학교 등만 별도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정원은 줄어든다. 연구에 방점을 찍게 되면 학부보다 대학원 중심체제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UNIST는 2015학년 입시에서 수시 594명, 정시 66명 등 660명을 선발했다. 지난해 확정한 ‘201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계획’에서도 660명 선발계획을 공시한 상태다. 학부생의 경우 신입생 최대 정원이 400명선으로 줄어든다. 연간 200명 수준인 GIST와 DGIST의 신입생 선발인원과 형평성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대학원생은 645명에서 700~800명 선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UNIST의 과기원 전환을 기점으로 지역형평성을 근거로 한 과기원 설립요구가 빗발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기원의 숫자가 늘어나면 하향평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달 8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가 표결을 통해 UNIST의 과기원 전환법을 통과시킬 당시 일부 의원들은 “울산과기원을 포함하면 내년부터 전체 과기원의 신입생 모집정원이 1820명 수준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전국 과학고 신입생은 1702명에 불과하다. 과기원 난립으로 국가적 인력, 예산 낭비는 물론 고급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적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UNIST는 현재 9개 학부 20개 전공에 전임 교원 258명, 직원 135명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부생 2809명, 대학원생 1050명이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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