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관계자 “혁신학교로 알려진 것은 오해…협력 학교일 뿐”

혁신학교 지정은 도교육청 권한…시흥시, 교육청 항의에 사과하고 무마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들어선다고 알려진 ‘혁신학교’는 교육청 지정 혁신학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시흥시는 최근 오해를 유발한 데 대해 시교육청을 찾아가 사과까지 했지만, 언론에는 이미 혁신학교가 들어서는 것처럼 홍보된 상황이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흥시교육지원청 혁신교육지구 관계자는 3일 “이충목 시흥시미래사업단 단장이 최근 임기모 전 교육장을 찾아와 교육청과 협의없이 혁신학교라고 발표한 데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일부에 알려진 것처럼 심한 갈등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오해를 풀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처음부터 협력학교인데, 일부 언론이 혁신학교라고 잘못 보도하면서 오해가 발생했던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언론이 혁신학교로 오해한 데는 시흥시가 '서울대 사범대학 협력 혁신학교' 등으로 용어를 애매하게 사용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시와 아파트 분양업체들이 적극 홍보해온 배곧신도시 내 설립예정 초중고교는, 각 시도교육청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정해 약 5000만원~1억원을 지원하는 혁신학교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다.

실제 혁신학교 지정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며 경쟁도 치열하다. 경기도교육청 학교정책과 관계자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 등으로 구성된 학교공동체가 혁신학교 지정을 신청하면 일단 이들을 준비교로 지정한다”며 “준비교에서 심사신청을 하면 실사 등을 거쳐 5대 1이 넘는 경쟁을 통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혁신학교가 아니라는 점과는 별개로, 배곧신도시는 서울대 사범대학과의 구체적인 협력방안도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대 사범대 관계자는 “배곧신도시 내 들어서는 초중고교 지원방안은 아직까지 청사진 수준일 뿐”이라며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경기도와 도교육청, 시흥시 등을 포함하는 협의체를 구성한 이후에나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지역언론인은 “시는 배곧신도시 내 혁신교육지구에 서울대 사범대가 지원하는 혁신학교를 하겠다고 이야기해 왔는데, 뒤늦게 교육청과의 협의도 없이 발표했던 것으로 밝혀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한 밖의 사안을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교육청이 문제삼자 뒤늦게 사과하는 것은, 서울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이 미뤄지면서 초조한 마음에 좌충우돌하는 시흥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대와 시흥시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에 각각 두 차례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 실시협약을 연기한 후 다음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실시협약은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들어설 시설의 규모와 종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시와 서울대, 특수목적법인(SPC)이 맺는 계약으로 MOU(사전양해각서)와 달리 법적 효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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