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내실 기반으로 학생들을 섬기는 교육 이끌 것”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따뜻한 분위기의 학교를 만들고 학생에게 사랑과 정을 베풀어 학생들을 이끌어가는 것이 제 교육 철학입니다.”

정무남 대전보건대학교 총장은 인터뷰 내내 ‘따뜻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정이 넘치는 학교를 만들어야 구성원들이 행복하고, 학교 발전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교육 철학 때문이다.

이런 교육철학 덕분에 대전보건대학교에는 무감독시험이 8년째 실시 중이다. 무감독시험은 학생과 교수 간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정 총장의 교육 철학이 밑바탕이 된 구성원 간의 믿음은 대전보건대학교를 차가운 경쟁의 공간이 아닌 따스한 사제 간 정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정 총장은 대전보건대학교의 학생과 학부모, 교수에게 ‘큰절하는 총장님’으로 유명하다. 학교 구성원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다.

정 총장의 집무실은 항상 문이 열려있다. 누구나 총장실에 자유롭게 드나들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분위기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집무실에는 거창한 발전 구호나 학교 성과지표 전시보다는 꽃향기로 가득했다. 총장을 방문하는 사람은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만난다. 심지어 영업사원도 만난다. 그는 방문자와 거의 예외없이 홍삼드링크로 건배를 한다. 그 어느 누구라도 3분만 투자하면 이런 일이 가능하단다. 그리고 반드시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을 찍어 당사자에게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말과 함께 보낸다. 여늬 대학총장들과는 사뭇 다른 무언가가 있다.

대전보건대학교 정 총장의 따뜻한 리더십은 우수한 교육 성과로도 이어진다. 대전보건대학교는 2011년 간호보건계열 전문대학 중에서는 최초로 교육부로부터 세계 수준의 전문대학(WCC)에 선정됐다. 지난해 11월 재지정 평가에서도 통과했다.

대전보건대학교는 △WCC(World Class College) 2014년 재지정 △2014 전문대학 특성화육성사업 선정 △한국대학신문 교육콘텐츠 우수대학 수상 △정부재정지원부문 전문대학 교육역량 우수대학 6년(2008~2013) 연속 선정 △전문대학 대표브랜드 최우수대학 4년(2010~2013) 연속 선정 △2013 교원양성기관평가 인증 △2013 전문대학 기관평가 인증 등을 획득했다. 또한 2014년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 Ⅱ유형(복합분야 특성화)에 선정돼 교육부 재정지원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교육의 질도 확보하면서도 정 총장은 구성원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정무남 총장의 따스한 웃음은 인터뷰 내내 가시지 않았다.

- 대전보건대학교는 2013년 교육부 공시 전국 취업률 2위를 기록했다. 대전·충청 지역에서는 4년 연속으로 1위를 달성했다. 우수한 취업률을 달성할 수 있었던 대전보건대학교만의 비결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행복하고 화목한 것이 가장 큰 비결이다. 학생과 교수님간의 친밀도가 높아 직업 선택 과정에서 학생들이 많은 도움을 얻는다. 대전보건대학교가 WCC사업 선정 등 교육부로부터 우수한 교육을 인정받고 취업률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비결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다. 대전보건대학교는 교수 간의 화목도가 높고 학생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베푸는 분위기다. 이런 따뜻한 학교에서 사랑받은 학생들이 훨씬 교육의 성과도 좋다. 교수가 행복하면 학생들도 다 즐겁다. 단순히 수업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성과다.”

- 대전보건대학교 교수와 학생 간 신뢰도를 높인 비결은 무엇인가?
“대전보건대학교 첫 수업에는 선서시간이 있다. 교수는 학생 앞에서 1학기 동안 잘 가르치겠다는 다짐을 한다. 학생들은 반대로 교수에게 1학기 동안 잘 배우겠다고 다짐한다. 처음에는 원로 교수가 어린 학생들 앞에서 선서하니까 다들 재밌어하더라. 그러다가 학생들도 따라서 선서하게 됐다. 선서를 통해 교수와 학생이 함께 수업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이다. 이런 하나하나가 대전보건대학교만의 교수와 학생 간 믿음을 형성했다.”

- 대전보건대학교가 길러내고자 하는 인재상은?
“대전보건대학교는 선한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대학생이 필수적으로 지녀야 할 지성도 필요하지만 우리는 용기와 끈기도 강조한다. 또한 대전보건대학교는 따뜻함으로 학생들을 끌어안고 선한 인재를 양성해내고 있다.”

- 대전보건대학교는 간호보건 분야의 특성화 대학으로 유명하다. 그 외에도 여러 우수한 학과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대전보건대학교만의 자랑하고 싶은 학과가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린다.
“대전보건대학교 총장으로서 자랑하고 싶은 학과가 너무 많아서 한 과만 고르기 어렵다. 모든 과들이 다 각자의 영역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만큼 총장으로서 모든 과가 다 소중하다. 각자 자기 학문 분야에서 잘 하고 있고 또 학과 끼리 경쟁도 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도 있다. 어느 학과가 더 잘 한다는 것을 따질 수도 없이 다들 너무 잘하고 있다.”

- 최근 사내대학, 폴리텍 등의 직업교육기관이 전문대학의 영역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전문대학이 위상을 정립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보건계열은 원래 전문대학의 영역에 속했던 분야다. 그런데 지금은 이 분야까지도 4년제 대학도 잠식해왔다.
일본의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과의 차별성을 꾀하지 못해 결국 정책적으로 실패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만 전문대학의 경우 4년제와의 영역을 분명히 구분하는 정책을 폈다. 전문대학만의 영역을 구축해 생존 전략을 편 것이다. 결국 전문대학이 살아남는 방법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만의 위치를 만들고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전문대학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지역 주민의 수요를 파악해 그 지역에서 담당할 수 있는 교육 영역을 확보하고 특성화를 시켜 위상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정부의 대학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는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 일일이 평가하고 비판하기 보다는 일단 그 정책에 묵묵히 따라가고자 한다. 겉으로 보여지는 성과나 비판 등을 내세우는 것은 오히려 학교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킨다고 생각한다. 주어진 여건 하에서 내실을 기해 질 높은 교육을 실천하는 것이 결국 경쟁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다만 최근 전문대학 현안 중 수업연한 다양화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구조도 점점 고도화되는 추세다. 전문대 입장에서도 그에 맞춰 조금 더 고도의 기술을 연구하고 교육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년에서 4년까지의 수업연한 다양화를 통해 전문대의 특성화된 수업이 가능하도록 국회 등에서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

<대담=박성태 본지 발행인, 정리=차현아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 정무남 총장은...
1944년생. 1962년 대구 경북고, 1967년 서울대 농업대학을 졸업했다. 동대학원에서 행정대학원 석사, 미국 미주리 대학교에서 농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을 거쳐 동 기관 농업과학기술원장 농업진흥청장 등을 역임했다. 2005년 대전보건대학교의 학장을 맡은 후 2009년 대전보건대학교의 제13대 총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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