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버스 운행 미비한 대학 중심으로 나타나

[한국대학신문 손현지 학생기자] 직장인들의 카풀이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통학버스 운행이 미진한 대학의 학생들의 궁여지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새 학기를 맞아 가천대, 가톨릭대 등 수도권 소재 대학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카풀로 함께 통학하자'는 글들이 게시되고 있다. ‘카풀(Carpool)’은 운전자가 목적지가 동일하거나 같은 방향인 사람들을 함께 동승해 목적지로 가는 것을 칭한다. 그동안 직장인들의 출퇴근에서 주로 이뤄졌지만 대학생들의 통학수단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산, 인천 등 서울 외곽에서 통학하는 학생들은 등하교시 시간이나 비용, 신체적 피로 등이 상당하다. 최근 경기도 교육청이 언급한 광역버스 요금 인상도 부담이다.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한 가천대 이모 씨는 비슷한 사정인 학생들과 카풀을 시작했다. 대학까지의 거리는 54km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2시간이 넘고 시외버스는 왕복 1만원이 든다. 3명이 주유비를 3등분하면 2000원 정도로 비용부담도 크게 줄고 시간도 절약된다.

이 씨는 “아침마다 친구들이 있으니까 이어폰에 의지하거나 버스에서 자던 때보다 더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함께 통학을 하는 김모 씨는 “다들 4학년이라 수업도 적고 취업 준비를 하는데 카풀이 통학시간을 단축시켜줘서 좋다”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카풀은 카풀 사이트, 어플리케이션보다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지는 편이다. ‘미니섬’, ‘카풀’, ‘티클’ 등의 카풀사이트나 ‘히쳐’ 등 어플리케이션에는 학생이용자가 거의 없다. 히쳐 관계자는 “대학생을 위한 카테고리 설정이나 그들을 유인하기 위한 어떤 마케팅도 실시하지 않았다. 차를 가진 대학생들이 소수이기 때문에 그동안 그들을 타깃으로 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12년 현대모비스가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설문 조사에서 자가용으로 등교하는 학생 비율은 약 10%로 나타났다. 카풀을 꺼려하고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불안감 때문이다. 인신 매매나 장기 매매 등 흉악한 사건들이 많은 탓에 동승자와 운전자가 서로 얼마나 믿고 탈 수 있느냐는 것이다.  

카풀 통학 경험이 있는 가톨릭대 김민석씨(경영2)는 “카풀 멤버를 구하고 싶었지만 요새 장기 매매 등 사건들이 많아서인지 온라인상에서의 구하는 건 꺼려져 주위 지인들과 함께 등교했다”고 밝혔다. 자가용을 통학했던 가천대 김유진씨(피아노4)도 “함께 통학하면 외롭지 않고 좋을 것 같지만 (태워도 좋은)동승자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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