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공동행동 "일방적 의사결정 반대" ... 학교 "일부는 절대평가 유지키로"

▲ 한양대 학생들이 25일 신본관 앞에서 '상대평가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모였다. 한양대는 지난 15일 공과대학을 제외한 전 단과대학의 전공과목을 상대평가 한다고 밝혔다.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고등학교 내내 상대평가에 시달렸다. 공부가 곧 경쟁이었다. 대학에서는 나 스스로가 즐기며 하는 진정한 공부를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대학에 오니 다시 ‘상대평가’를 한단다.”

한양대 신본관에 모여든 학생들은 모자, 손목, 가방에 하늘색 리본과 배지를 달았다. 배지에는 ‘배우는 기쁨’이 적혀 있다. 25일 오후 한양대 총학생회 추산 약 1000여 명의 학생이 한양대 신본관 앞에 모였다. 한양대가 지난 15일 공과대학을 제외한 전 단과대의 전공강의와 영어전용 수업에 상대평가가 적용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양대의 발표에 따르면 A 학점 비율은 전체 수강생의 40%, A·B학점을 합한 비율은 80%로 제한된다.

이 자리에 모인 학생들은 '상대평가 전면 철회를 위한 3.25 한양인 공동행동'을 통해 상대평가 철회를 요구하고 학교 측의 일방적인 의사 결정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전했다.

오규민 인문대 학생회장은 “한양대가 친구, 선후배 관계의 경쟁을 조장하고 있다. 교육 철학이 사라진 상대평가 전환은 한양대를 취업전문학교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공과목을 상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은 전공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천경준(응용미술교육3)씨는 “응용미술교육학과는 미술과 디자인, 교육을 함께 배우는 과목이다. 디자인의 특성과 미술의 개성상 상대적으로 낫다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도희(의류3)씨 역시 “디자인 관련 수업을 어떻게 상대평가 한다는 건가. 과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 한양대 학생들이 25일 신본관 앞에서 '상대평가 전면 철회'를 주장하며 모였다. 한양대는 지난 15일 공과대학을 제외한 전 단과대학의 전공과목을 상대평가 한다고 밝혔다.

‘상대평가 전환’ 방침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는 학생들은 ‘학생과 소통없는 일방적 통보’도 문제 삼았다.

최영주 공과대 회장은 “학교의 일방적 행정은 노천극장 개발에 이어 상대평가를 통보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한양대는 학생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신문공지’를 선택했다”며 “재학생 중 절반이 상대평가에 반대한다.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지난 16일부터 상대평가 철회를 위한 5000인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이날 집회까지 재학생 1만 4000여 명 중 절반 이상인 8053명이 서명을 마쳤다.

이날  이영무 총장과 면담한 박종진 총학생회장은 “이번 상대평가 전환이 총장님의 뜻이 아니라고 하시더라. 수업을 이끄는 것은 교수이기에 교수의 뜻이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 ‘영어전용 수업, 6명 미만 실습분반 수업, 한양리더십(HELP) 교과목’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 방식을 유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학교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며 ‘상대평가 전환’ 방침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계속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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