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플래닛 35만 기업등록, 대학 제휴 확대 메일로 열람

익명성 우려 목소리도, 중소기업 ‘악의적 평가’ 속앓이

[한국대학신문 이진호 기자] 상반기 대기업 채용이 시작되면서 ‘기업 평가 사이트’ 관심이 커지고 있다. 취업 준비생들이 입사 전부터 회사 사전 정보를 파악하고, 입사하는 경향이 최근 늘고 있다. 대표적 사이트가 ‘잡플래닛’이다. 사이트는 현직자 또는 퇴직자들이 항목에 맞게 해당 기업을 평가했다. 지난해 4월 오픈한 이 사이트는 약 35만 여개의 기업 평가가 등록될 만큼 가파르게 성장했다.

과거 취업 카페 등을 통해 정보를 파악했던 취업 준비생들이 기업의 업무와 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이 사이트를 찾고 있다. 잡플래닛 윤신근 대표는 “단순한 뒷담화가 아니라 (지원여부)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설적이고 신뢰성 있는 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기업 내부의 진솔한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잡플래닛은 △승진기회, 가능성 △복지, 급여 △업무, 삶의 균형 △사내 문화 △경영진 등 5가지 항목으로 세부화 해 평가 항목을 공개하고 있다. 평가는 현직 또는 퇴직자들로 장·단점과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까지 작성 후 이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지 결정하는 항목도 있다.

오는 4월 2일까지 신입행원 접수를 받는 IBK기업은행을 검색해보면 “복리후생과 업무 시스템 좋다. 업무하는데 방해가 없을 정도로 시스템이 잘 갖춰진 편이다”, “근무환경이 안정적이고, 타사 대비 복지 괜찮으며, 야근이 드물다”는 장점과 “보수적인 분위기와 무능력 상사 많은 편이며, 영업압박이 있다”, “지점 간 줄 세우기로 인한 강도 높은 실적압박이 있다”는 단점도 올라가 있다. 개인 평가 외에도 사내문화나 삶과 일의 균형, 연봉수준 등에 대한 정보도 파악할 수 있다.

대학들도 잇따라 제휴를 맺었다. 잡플래닛은 최근 전국 347개 대학과 제휴를 맺고, 해당 대학교 이메일 계정을 가진 학생들은 가입 즉시 사이트 내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지난 9일 고려대, 경기대와 첫 제휴 후 대학들의 요청이 쇄도해 전국으로 확대했다는 것이 잡플래닛 측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취업에 고민이 많은 대학생들이 기업에 대한 사전 정보를 파악에 지원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정보를 오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보장하면서, 주관적인 평가 한 줄로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는 “대기업과 달리 노출 정보가 한정된 영세 기업의 경우, 안 좋은 한 줄 평가가 기업 전체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기업들은 쓴 소리가 올라왔을 때 무조건 삭제해 달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잡플래닛 김지예 운영이사는 “직원들의 솔직한 평가를 들어보자는 취지로 익명성을 유지 하고 있다. 욕설이나 특정인물 지칭, 기업의 기밀 누설 등 리뷰는 게재를 사전에 거절하고 있다. 부정적인 글에는 신고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취업 준비생들에게 기업 평가 사이트를 맹신하지 말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잡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 변지성 팀장은 “취업 준비생들이 익명으로 전달되는 정보를 기업 전체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기업 문화와 분위기 정도를 파악으로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오히려 정확한 정보는 공시된 재무제표, 사업보고서를 파악하면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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