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8일 건국대서 전국 43개 인문한국(HK)연구소 공동학술심포지엄

▲ 27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로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전국 인문한국(HK)연구소 대표들과 심포지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정윤희·이재 기자] 인문학의 역할과 가치가 사회적으로 이슈인 가운데 인문학의 역할과 가치, 발전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전국 43개 인문한국연구소 연구원들이 한 데 모여 그간 연구성과를 공유·소통하고, 보다 광범위한 인문성과의 사회적 확산에 나섰다.

인문학국(HK)연구소협의회(회장 김성민 교수, 건국대 인문학연구원장)은 27~28일 양일간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한국 사회가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를 주제로 전국 43개 인문한국연구소가 참여하는 ‘인문한국연구소 공동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7일 행사 첫날에는 정민근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송희영 건국대 총장을 비롯해 교육부에서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대신해 한석수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이 참석해 개회사를 대독했다.

황 부총리는 “인문학연구가 사회와 소통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길 바라며, 교육부에서도 대학이 자율적 변화를 취할 수 있도록 인문학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인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성민 HK연구소협의회장은 “사회가 산업화되고 효용가치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연구성과를 내기 어려운 인문학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에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하지만 사람을 바로 세우는 인문학이 사회현상에 민첨하게 대처하지 못해 팽개쳐 진다면 더 이상 인간답고 윤택한 삶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인문학 본연의 가치를 강조했다.

행사는 기조강연과 라운드 테이블 형식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송상용 한림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을 맡아 ‘인문학 진흥의 문제들’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송 교수는 최근 강조되는 인문학 융복합 연구에 대해 전통의 인문학적 기반과 자산을 토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운드 테이블 토론은 ‘한국 사회가 묻고 인문학이 답하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성민 HK연구소협의회장이 좌장을 맡은 이번 토론에는 이상일 새누리당 국회의원,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선민 조선일보 여론독자부장, 김태승 아주대 교수, 방인 경북대 교수, 신상규 이화여대 HK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심상규 이화여대 HK 교수는 ‘인문학 열풍’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심 교수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 상실, 사회 폭력성, 무한 경쟁사회가 심화되자 인문학 경시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이런 상황에서 인문학도 사회, 경제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2006년 인문학의 위기가 선언됐다”며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성공, 가지계발, 힐리의 진통제로서의 인문학을 전면에 내세워 일시적이고 피상적인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인문학자 개인의 위기인지 제도적 위기인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심부재’가 인문학 위기를 부추긴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상일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정치권이 인문학 위기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삶의 근간인 인문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권의 인문학 육성책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말했다.

또 “인문학 열풍에 의해 이뤄지는 일시적인 강좌 등은 인문학 발전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초중고교 교과과정에 관련 교육과정을 강화하고, 공영방송을 통해 인문학 연구자들의 강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문학 진흥에 대한 정책 당국의 관심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새정치민주엽합 국회의원은 “현재의 인문학의 붐을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정치권과 국가가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려면 현재 뜨거운 인문학 열풍을 국가가 인지하게 한 후 인문학 심화 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국가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 구조적 개편으로 통해 시민에게 ‘시간’을 돌려줘야 본래 인문학 역할이 실행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자기 삶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인문학적 삶이다. 현재는 스스로와 사회에 묻고 따질 시간이 없다. 물질주의 사회가 질문없는 삶을 낳았다”면서 “사실 인문학은 일상적인 삶의 일부로서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갑자기 떳다가 가라앉은 현상일 수 없다. 현재 인문학 열풍은 인문학 정신이 결핍된 현상이 역으로 드러난 사회현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성민 협의회장은 마지막으로 “인문학의 본질을 실현하면서 대중화와의 결합을 지속적으로 고민한다”며 “인문학의 지원은 국·사립, 수도권과 비수도권, 규모별 편차가 존재하지만 지속적으로 인문학 사업을 유지되려면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행사가 인문진흥 관련 법인이 마련되는 논의의 장의 역할을 담당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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