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통폐합 대상학과, 신입생 호소대회 진행

배우 고경표, ‘샤이니’ 민호, 미코 김유미 등 #SaveKuFilm 운동 동참

▲ 건국대 학생들은 27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학생회관 앞에서 신입생 호소대회를 개최했다. 김승주 영화과 비대위원장 서명을 시작으로 호소문 낭독에 이어 일감호 행진 및 통합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 건국대 학생들이 최근 공개된 ‘2016학년도 건국대 학사구조개편안’에 반발, 신입생 호소대회를 개최했다.

건국대 영화학과·영상학과·소비자정보학과 등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은 27일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김승주 영화과 비대위원장 서명을 시작으로 신입생 남주미씨 등의 호소문 낭독과 일감호 행진·통합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지난 19일 건국대는 영화학과와 영상학과를 통합하는 내용을 담은 학사구조개편안을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무엇보다 취업률로 예술을 옭아매는 학교측의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또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종합예술인 영화학과를 배움 과정이 다른 한 터에 두는 것은 영화학과를 유지할 뜻이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이번 학사구조개편안은 취업만이 아닌 자신의 꿈을 좇던 영화학과 학생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김승주 영화학과 비대위원장은 “이번 건국대 구조조정은 인문학, 자연과학, 예술 등 흔히 말해 ‘돈이 안되는’ 공부에 대한 경시와 탄압이 대학에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건국대 학사구조개편안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 △학사구조개편안 재검토 △비민주적 학사행정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학교-학생 함께 학내문제 협의 가능한 공론기구 설치 등을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학사구조개편안’의 학과제 확대·강화와 학과규모 대형화를 통해 교육의 내실화를 더했다고 강조했다.

학교 관계자는 “건국대는 학문수요 변화와 시대흐름에 맞춰 인문학에서부터 기초과학, 첨단 공학과 생명바이오, 경제·경영, 예술 디자인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학문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을 이뤘왔다”면서 “이번 2016학년도 학사구조개편안도 이를 계승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학사구조개편은 소규모 세부전공을 통합해 모집단위를 대형화하면서 경쟁력 학과운영의 자생력을 높이고자 했다”며 “지난해 3월부터 대학본부가 사전 자료 조사를 거친 뒤 단과대학장을 포함, 학문단위 교수들과 논의·합의 과정을 통해 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과선호도, 학과 경쟁력, 졸업생 취업 및 사회의 수요, 소속 교수 경쟁력, 대학의 비전 등 여러 요소를 고려했다. 오랜 시간 심사숙고와 힘겨운 진통의 과정을 거쳐 학사구조 개편안의 결정된 것”이라며 “올해 1, 2학기 학사구조개편 사후조치를 마련하고 학생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는 시간으로 할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예술디자인대학의 영화학과와 영상학과는 통합돼 영화·영상학과(가칭)로 학과명을 바꾸지만 기존과 동일하게 연기, 연출, 영상 등 트랙별로 커리큘럼을 운영된다”며 “‘학과 대형화’를 통해 영화(연기, 연출) 분야 전임교수 추가 충원되고, 보다 확충된 커리큘럼과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건국대 영화학과 출신 연예인과 학생들은 SNS에 ‘영화과통합반대’ #SaveKuFilm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해 사람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아이돌 ‘샤이니’의 민호, 미스코리아 김유미, 배우 김유정(제공=건국대 영화학과 비대위원회).

한편, 건국대 영화학과 출신 연예인과 학생들은 SNS에 ‘영화과통합반대’ #SaveKuFilm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 각계 각층의 사람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배우 고경표·신주환,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민호, 미스코리아 김유미, 그룹 ‘방탄소년단’의 진, 전 ‘나인뮤지스’ 은지도 “건국대학교 영화과를 살려주세요” 손팻말을 들었다. 드라마 ‘비밀의 문’·‘앵그리맘’ 등에 출연한 배우 김유정은 건국대 영화학과 동문은 아니지만 페이스북에 “건국대 영화과를 살려주세요!”라고 적은 손팻말을 든 인증샷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건국대는 지난 22일 2016학년도 학사구조개편안을 공개했다. 기존 15개 단과대학 73개 전공(학과)이 내년부터는 63개 학과 단위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그동안 단과대학 모집단위(정치대학, 상경대학 등), 학부 모집단위(경영-경영정보학부, 기계공학부 등), 학과 모집단위(철학과, 사학과 등)을 혼용했던 것을 모두 학과 단위로 통일하고, 건축대학은 3개 전공에서 1개 학과(건축학과)로, 정보통신대학은 6개 전공에서 3개 학과(인터넷미디어공학과, 컴퓨터공학과, 전자공학과)로, 예술디자인대학은 8개 학과에서 6개 학과로 통합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