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4.29 재보선 선거가 성큼 다가오면서 정치인의 캠퍼스 방문도 늘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달 23일 관악구 신림동 고시촌을 방문한데 이어 24일과 25일엔 한국해양대와 한양대 강연도 나섰다.

물론 정치인의 캠퍼스행은 반가운 일이다. 이런 소통행보가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청년을 위한 정책으로 이어진다면 말이다. 그러나 김 대표의 캠퍼스행은 과연 청년들에 귀기울이기 위한 행보였는지 그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무성 대표는 신림동 고시촌과 한양대 등에서 현정부의 일자리정책 실패 등을 비판하며 시위하는 청년들을 “반대세력”이라 규정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청년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서 외국으로 나가자는 정말 옳은 방향을 제시했음에도 (시위하는 청년들이) 엉터리 주장을 한다”고 비난키도 했다.

오포세대 청년 현실에 대한 책임을 ‘해외로 눈을 돌리지 못한’ 청년들에 돌린 것이다. 청년의 가난을 ‘달관’이라 규정한 소위 ‘달관세대’ 담론과 다를 바 없다.

지난 1월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올 1학기 등록금을 학자금대출을 받아 납부하겠다는 대학생은 54%에 달했다. 대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빚쟁이가 돼 사회에 진출한다. 한편 청년실업 문제는 날로 악화돼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취업을 한 청년들도 고용불안정과 열정페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청년유니온, 알바노조, 패션노조 등은 공동기자회견서 “우리는 공짜가 아니다”고 외치며 사회에 만연한 청년의 열정페이를 규탄키도 했다.

청년이 달관세대라서 연애를, 결혼을, 출산을 포기하는 게 아니다. 포기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 12월 발행된 <지상최대의 경제사기극, 세대전쟁>의 저자 박종훈 씨는 “우리나라가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 시기는 향후 5년 뿐”이라 말한 바 있다. 이 골든타임을 넘기면 우리 사회는 스페인과 같은 청년실업 문제를 막을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정치인들이 캠퍼스를 방문하는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단순한 요식행위에 그쳐선 안 된다. 대통령 후보자들이 대선마다 재래시장을 방문해 서민들과 함께한다며 국밥을 먹듯 이미지 제고를 위해, 표를 받기 위해 캠퍼스를 방문한다면 그것은 안 될 일이다. 캠퍼스는 국밥집이 아니다. 캠퍼스를 방문하는 정치인들의 행보는 뼈아픈 청년 현실에 대한 통감이길, 또 실효성 있는 청년정책과 함께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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