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 대우 교원 증가… 비정년트랙 교원들 '고통' 호소

저임금 단기 계약의 비정년트랙 교원 갈수록 많아져
"전임교원확보율, 교육의 질 담보할 수 있나" 의구심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대학 구조개혁으로 ‘무늬만 교수’가 증가하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이 불안정한 신분의 비정년트랙 교원을 대학 현장에 대거 양산하고 있다.

2일 대학가에 따르면 구조조정 평가 지표인 ‘교원확보율’을 맞추기 위해 대학들이 시간강사가 아닌 비정년트랙 교원의 채용을 늘리고 있다. 대학 교수가 할 수 있는 교육, 연구, 봉사 역할을 모두 아우르지 못하고 각각의 역할로 나뉘어진 △강의전담 교수 △연구전담 교수 △산학협력전담 교수 등 저임금 단기 계약직 비정년트랙 교원이 증가추세다.

▲ 2010년~2013년 비정년트랙교원 현황 ※ 일반·산업사립대 대상(자료미제출 및 일반대 승격대학의 승격 이전 연도 제외) (자료:유은혜 의원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국 4년제 사립대 83곳에서 받은 ‘2010~2013년 비정년트랙 교원 현황’을 보면 이들 대학의 전체 전임교원 중 비정년트랙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9.1%에서 2013년 14.7%로 5.6%P 증가했다. 신임교원 중 비정년트랙은 2010년 36%에서 2013년 50.8%로 늘었다.

경인지역 소재 한 사립대는 해마다 비정년트랙 교원을 늘리고 있다. 특히 연구실적을 높이기 위해 연구 실적 높이기만 치중하는 연구전담교수를 비롯 강의전담교수 등 비정년트랙 교원 충원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 에 위치한 모 사립대도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지정된 후 지표를 높이기 위해 재정부담이 적은 비정년트랙 교원을 채용해 교원확보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 교원은 연간 평균 3000만원에서 3500만원 사이의 임금을 받는다. 계약기간은 평균 1.8년으로 불안정한 신분을 유지하는 '무늬만 교수'로 전락했다. 비정년트랙 교원 중 연봉 2000만원 정도를 받고 강의를 17시수 이상 하는 교원도 생길 정도다.

지방 사립대로 갈수록 상황은 더 열악해진다. 지방 모 대학은 시간강사와 비슷한 임금인 연봉 1200만 원을 받고 강의를 하는 비정년트랙 교원도 있다. 대학이 적은 비용으로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시간강사 수준의 대우를 하고 전임교원을 채용하는 것이다.

불안정한 신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비정년트랙 교원의 증가세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성학 전국교수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충북보건과학대학)은 “전임교원에게 책임 시수를 늘리면서 일주일에 6시간 강의하던 교수들은 9시간, 9시간 강의하던 교수는 12시간 강의를 한다. 지표상 전임교원 확보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노동조건은 더욱 열악해졌다”면서 “과연 이런 식의 전임교원 확보가 교육의 질을 위해 바람직한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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