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련 소속 300여명 청계광장-종로일대 가두행진

▲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 300여명은 3일 오후 5시경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서울 종로구 일대를 행진하며 대학구조조정 반대와 반값등록금 실현, 국립대 회계법(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 철회, 비리사학 퇴출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한때 5시 15분 경 무교동 사거리에서 출동한 경찰병력 600여명과 대치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에 반발하는 대학생 집회가 3일 오후 잇달아 열렸다.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 250명은 오후 4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학구조조정 중단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 △국립대 회계법(국립대학의 회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 철회 △비리사학 퇴출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를 마친 대학생들은 오후 5시 청계광장을 출발해 종로와 을지로 일대를 행진하며 대학구조조정 중단 등 구호를 외쳤다. 약 1시간 30분 동안 행진한 학생들은 오후 6시 30분 경 청계광장에 집결했다.

이보다 앞선 오후 4시 대학구조조정에 비판적인 학생모임 ‘대학교육연구모임 대학고발자’ 소속 대학생 50여명은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정부서울청사 정문과 고궁박물관을 거쳐 을지로입구역 일대에서 6시 20분경 한대련 학생들과 합류했다.

종로경찰서는 6개 중대 600여명의 경찰병력을 파견했다. 경찰은 5시 15분경 무교동 사거리에서 행진하는 학생과 약 10분간 대치했다. 경찰은 “300명 미만 집회는 신고해도 도로를 행진할 수 없다”며 “인도로 올라가 행진하라”고 명령했다. 학생들이 모두 인도로 올라가자 경찰은 대치를 풀고 앞뒤로 시위대를 둘러싼 채 이동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오영렬씨(전남대, 20)는 “신입생이지만 대학구조조정과 반값등록금 논란은 앞으로 대학을 다니며 계속 부딪혀야 하는 문제다”며 “최근 제정된 국립대 회계법은 법원이 불법징수로 판결한 기성회비를 수업료로 통합해 합법화한 꼼수법안이므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신대 1학년인 류모씨(20)는 “반값등록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의미있는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서라도 반값등록금이 실현돼야 하고 이 때문에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학생들의 행진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등 관심을 보였다. 김성태(경기도 일산, 55)씨는 “언론을 통해 대학구조조정의 심각성을 접하고 있다”며 “대학본부가 자의적으로 학과를 통폐합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은 명백히 비민주적인 행태”라며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한 대학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반값등록금 공약 이행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세대와 한양대, 경희대, 단국대 등 서울 소재 4개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낮 12시 서초구 한국교육개발원 앞에서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10개 대학 60개 학생회의 명의로 낸 성명서를 통해 이들은 “교육부는 대학생 고통을 수수방관하는 것도 모자라 산업수요에 맞게 구조조정하는 대학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무의미한 경쟁을 조장하는 평가를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각 대학은 이날 대학구조조정 평가를 위한 자체평가 보고서를 교육개발원에 제출했다. 교육부는 자체평가 보고서를 기반으로 전국 대학을 A~E 5개 등급으로 나눠 차별적인 정원감축을 실시하는 대학구조조정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정원감축 계획은 물론 학과통폐합 등을 골자로 한 대학구조조정 계획을 속속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인문학과 기초학문, 예체능 학과 등이 집중 통폐합 대상이 되면서 관련 학과 소속 학생들이 대학본부를 점거하거나 학내 시위를 벌이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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