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일방 정원감축" 비난 ... 실습환경, 실습 면적 등 계열특수환경 고려해야

▲ 8일 홍익대 미대 학생들이 예술계열의 특수성이 반영된 대학 구조개혁평가를 요구하며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들이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을 대학의 위기를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정책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예술계열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은 현 평가방식을 비판하며, 예술계열 학과의 특성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거리행진을 했다.

8일 홍대 미대생 700여 명(미술대 학생회 추산)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인도로 행진했다. 이들은 '대학 구조개혁 평가 학생들에게 책임 전가하지 마십시오'라는 팻말을 들고  "대학 구조개혁평가에 예술계열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대생들이 현재의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 가장 반발하는 부분은 '예술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은 평가방법이다. 교육부가 예술의 특수성을 반영해 '재학생이 모두 예술계열인 대학은 평가 예외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종합대학 예술대 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평가 예외 신청이 받아지더라도 문제는 남는다"라며 "예외 신청으로 평가를 받지 않는 대학도 전체 대학에서 정원을 감축한 평균치를 의무적으로 줄여야 한다. 어떻게든 인원을 감축하라는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임교원확보율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미대생들은 "예술계열의 경우 현역 작가나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시간강사들의 수업이 상당 부분있다. 인문계열과 공학계열과 같은 지표로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판화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원래 학과 수업 중 현직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시간강사의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대학이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시간강사를 해고하고, 전임교수를 늘리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 8일 홍익대 미대 학생들이 예술계열의 특수성이 반영된 대학 구조개혁평가를 요구했다.
이들은 또 부당한 평가지표 때문에 예술관련 학과들의 지표결과가 낮은데, 대학은 이를 예술계열 학과의 인원을 감축하는 근거로 삼는다고 비판했다. 조소과의 한 학생은 "예술계열에 불리한 조항은 그대로 정원감축의 이유가 된다. 지난해보다 신입생이 6명이 줄었다"며 "학교는 학과의 교수, 학생 누구와도 정원감축에 대해 말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감축을 결정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홍익대 미술대학의 모집정원은 2006년 500명에서 올해 434명으로 66명이 줄었다. 
 
미대생들은 대학 구조개혁평가가 예술계열의 특수성을 반영하려면 실습환경, 실습 면적 등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습이 많은 학과인 만큼 대학이 학생들의 안전한 실습환경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1인당 실습 면적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미대생들은 학생총회를 열고 '미술대학이 꿈꾸는 대학 요구안'을 결의했다. 학생총회는  전체 재학생 2492명 중 정족수 499명을 넘는 8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성사됐다. 이들은 홍익대에  △실험실습비 사용내역 공개  △상대평가 철회  △신축건물 공간협의  △실습환경 개선 을 요구했다. 미대 학생회는 결의된 요구안을 학교 측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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