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지역 출신 선배와 후배가 만나는 '캠퍼스 톡'... 올해 전국 7개 지역서 릴레이 개최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선배가 직접 답한다. 삼성그룹이 선배가 직접 캠퍼스를 찾아가 대학생들의 진로 고민을 함께 이야기하고 현장의 업무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삼성 캠퍼스 톡'은 2011년부터 4년간 진행된 삼성멘토링을 통합·확대한 후속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직급∙직무의 삼성맨들이 강연자로 나선다. 삼성그룹은 “청년들이 고민하는 진로에 대한 답을 직접 선배에게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매회 해당 지역 출신의 삼성인들이 그 지역 후배들에게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조언을 전한다. ‘삼성 캠퍼스 톡’은 지난달 31일 대구·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전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강원, 충북 등에서 총 7회 이어진다. 

▲ 삼성캠퍼스톡 전북편에서 강연하는 삼성엔지니어링 송주영 사원
■ ‘두 마리 토끼 잡은 공대생’ = 삼성엔지니어링에 근무하는 송주연 사원은 '흔치 않은 공대생의 대학생활 노하우 공개'라는 주제로 지난 8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광주 출신으로 현재 예산 관리 총괄 업무인 '코스트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송 씨는 대학생활이 코스트 엔지니어로 살아가는 데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학창시절 영화를 보거나 책을 살 때도 손익을 따지는 말하자면‘뼛속까지 공대생'인지라 나만의 차별화된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공계 쪽 직무에서도 대학시절 다양한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 대학에 입학하고‘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겠다고 다짐했죠."
 
송 씨는 '인문학하는 공대생'으로 지내기 위해 아나운서부터 홍보대사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학내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쌓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예산을 집행하는 코스트 엔지니어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송 씨는 전공시험과 대외 활동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6대 4 시간 활용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전공 대 대외활동 비중 6대 4로 설정해 쏟아지는 과제와 전공시험으로 바쁜 생활 가운데도 꾸준히 대외 활동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이내 면접에서의 강점이 되기도 했다. 
 
“공대생이 가진 뜻밖의 스토리는 '차별성'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면접에서 공대생이지만 아나운서와 홍보대사로 활동한 경험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죠. 비슷한 스펙의 공대생 중 ‘인문학적 소양 기르기’라는 차별화된 스토리가 있는 나의 경험이 면접관들 눈에 띄었다고 생각합니다.”
 
송 씨는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는 다 똑같다. 필드에서 얻은 살아있는 정보야 말로 면접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며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맺은 인연들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 현업에 종사하는 선배들로부터 실질적인 취업 정보 얻을 수 있다. 직접 찾아가서 묻고, 선배들의 생각을 듣고자 노력하라”고 조언했다. 
 
▲ 전북편에서 강연하는 삼성전자 김태화 책임
■ ‘쌓고 탐구하고 행하라’  = “엔지니어 업무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문 지식'입니다. 실무에서 일을 해보니, 전공 공부를 기반으로 업무를 배웁니다. 무엇보다도 전공 혹은 관심 분야에 대한 기본기를 다지는 것이 필요하지요. 엔지니어는 입사 후에도 그대로 멈춰 있는 게 아니라 꾸준히 공부하고 실험, 연구 등을 하며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하는 업(業)입니다." 
 
전북대에서 기계공학과를 전공하고 현재 삼성전자 공정개발팀에서 일하는 김태화 책임은 ‘기본과 탐구정신’을 강조했다. 엔지니어 업무가 문제를 분석하고 원인에 대해 모델링, 각종 참고자료를 통해 개선책을 찾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씨는 “최종적으로는 실험 혹은 평가를 진행해 증명하는 일 때문에 좋은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문제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답을 찾으려는 습관이 있다면 엔지니어로서 일하기에 한결 수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씨는 모교의 후배들에게 엔지니어의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친절히 소개했다. 그는 엔지니어는 제품에 대한 최종 목표를 설립하고 각 공정별로 진행 계획을 수립하는 일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결과물은 하나의 완성품이지만, 작업은 공정별로 독립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후 도입하고자 하는 기술을 적용해 수 십 번의 테스트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지, 이 부분은 어떻게 개선하면 될 지를 연구∙분석해 결국‘지식과 노하우를 얻어 발전하는 것’이 엔지니어라는 설명이다. 
 
▲ 전북편에서 강연하는 삼성증권 이재경 상무
 ■ ‘관심, 인성, 열정’을 가슴에 담아라 = 이재경 삼성증권 상무는 ‘처음’에 익숙하다. 2002년 삼성증권 입사 이후 '첫 여성 지점장', '첫 여성 팀장' 등으로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다녔다. 2010년에는 SNI사업부 첫 여성 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증권 SNI사업부란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서다. 2000년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먼저 프라이빗 뱅킹(PB) 시작하기도 했다. 
 
이 상무는 이날 처음부터 사회생활에서 승승장구 했던 것은 아니라고 고백했다. 그는 일본계 무역회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호텔의 막내 비서, 미국계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며 사회를 배웠다. 
 
“글로벌 은행에 입사한 것은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는 엄마였을 때였습니다. 나이도 서른이 넘었죠. 매일 사고치는 텔러로 실수를 많이 하다 영업직으로 업무를 전환했습니다. 이때 급한 성격이 ‘고객 요구에 대한 빠른 피드백’이라는 장점이 됐습니다. 이후 지점장, 팀장, 그리고 임원으로까지 승진을 거듭하게 됐어요.”
 
다양한 업무를 통해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업무를 찾았다는 그는 후배들을 상담할 때 후배의 적성을 고려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 상무는 취업을 위해서 ‘끊임없는 관심과 바른 인성, 남다른 열정’을 강조했다. 
 
이 상무는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비서 시절부터 경제 신문을 탐독했다. 금융권에서 꾸준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은 경제지를 보는 것이다. 또한 회사는 거대한 조직으로, 모든 사람의 역량을 조화롭게 만들어가는 곳이다. 바른 인성은 우수한 자원이 된다”며 “신입사원이라면 남들과 다른 나만의 뜨거운 열정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대구경북편에서 강연하는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장 정권택 전무
 
■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다’= 지난 3월 31일, 삼성 캠퍼스 톡의 첫 시작을 알린 대구∙경북편은 대학생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경북대 대강당에서 열린 이 날 행사엔 삼성경제연구소 인사조직실장 정권택 전무, 삼성전자 UX디자인그룹 최준혁 수석, 삼성웰스토리 김미진 주임이 강연자로 나섰다.
 
삼성그룹 인사전문가인 정권택 인사조직실장은 ‘꿈의 직업을 찾기 위한 노하우’에 대해 강연했다. 정 실장은 “좋은 직업이란 나의 가치관과 조직 가치관이 맞는 일”이라며 “어떻게 하면 합격할 것인지를 고민하기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먼저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회사가 채용 지원자들에게 알고 싶은 것은 눈에 띄는 스펙보다 지원자의 진정성”이라며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살아온 날들을 단순히 나열하지 말고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강점을 회사에 어필해야 한다”고 밝혔다. 
 
▲ 대구경북편에서 강연하는 삼성전자 최준혁 수석
 
갤럭시S6의 UX 디자인에 참여한 삼성전자 UX디자인 1그룹 최준혁 수석은 여러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하이브리드형 인재’가 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많은 공대생들이 자신의 전공 분야 내에서만 진로를 결정하려다 보니, 진로 선택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며 “전공 지식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강점, 관심사,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직무 스펙트럼을 넓게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 수석은 전자공학을 전공했지만 연구개발부터 상품기획, 해외영업, 현재의 UX디자인까지 삼성에 근무하는 20년 동안 여러 직무를 두루 경험했다. 휴대폰 상품기획 업무는 공대 출신으로서 생소한 영역이었지만, 전공 지식을 살려 상품의 현실화가 가능한지를 판단하고 관련 부서와 원활히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 출신인 그는 지역 후배들을 위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최준혁 수석은 “경험으로 얻은 자신만의 인사이트는 남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강한 무기가 된다”면서 “면접에서도 자신의 생각과 현실적 대안을 담아 답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사이트를 가져라”라고 강조했다.
 
▲ 대구경북편에서 강연하는 삼성웰스토리 김미진 주임
 
또다른 강연자로 나선 삼성웰스토리 영남FS그룹 김미진 주임은 글로벌 식음서비스 부문의 마케팅/영업 부서에서 프레젠테이션을 맡고 있다. 역시 경북대 출신의 그는 영양사에서 전공을 뛰어넘어 프레젠터로 변신하기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공과 진로 사이에서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사례를 자세히 전했다.
 
김미진 주임은 “프레젠터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고객사에 우리 회사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는 업무를 담당한다”며 “프레젠터는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알아야 고객사에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양사로서 전문성을 살려 국내 유일 식음서비스 프레젠터이자 컨설턴트를 꿈꾸고 있다"며 “전공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면 꼭 도전해 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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