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은미<『첫사랑』 연출자>

"좀 산만하고 루스하네요"

『첫사랑』의 연출자 방은미씨가 지난 14일의 시연회 이후 밝힌 평가는 냉혹할만큼 객관적이었다.

『마법의 동물원』, 『마법의 시간여행』으로 서울어린이연극제 연기상과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방씨는 대학로의 몇 안되는 여성 연출가. 중앙대 연극영화과 78학번으로 창고극단, 국립극장 등에서 활동해온 +그는 아리랑 극단의 대표이자 연출가, 배우로 활동해오고 있다.

"IMF 시대를 불투명하고 혼돈스럽게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어요. 10대들이 이작품을 통해 즐겁고, 적극적이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청소년은 곧 한국의 '가까운 미래'이니까요".

이번 작품은 그가 '첫사랑 세대'라고 명명한 고등학생들의 생활이 +고스란히 재연된다. '대학입시'라는 지상과제와 기성세대의 억압아래 타성적으로 생활하는 청소년의 남루한 일상, 갈등, 고통….

자아가 완성되는 청소년기의 생활이 지금처럼 수동적이어선 안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런 그의 생각이 반영된 인물은 민석. 학교 생활이 자신과 맞지 않고, 장구잡이가 되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기에 스스로 +학교를 떠나는 인물이다. 민석이 이상적인 인물이라면 '어차피 해야되는 공부라면 적극적이고 즐겁게 해야지' 라고 변화해가는 급우들은현실적인 바람이 담긴 인물들이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연극을 평생의 업으로 선택했던 숭의여중 2학년 시절 이후, 흐트러짐 없이 살아온 불혹의 연출자가 젊은이에게 전하는 인생의 지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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