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그리스』의 출연진들이 말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자랑하는 것은 구성원들간의 팀워크와 좋은 분위기. 그것은 배우 관리 능력이 탁월한 +연출가 배해일씨 뿐 아니라 20대 배우들로 구성된 출연진 자체의 +편안하고 넉넉한 자세에서 나온다.

“저에겐 본격 뮤지컬을 배우는 뜻깊은 작품입니다. 게다가 고교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신나고 행복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이라 더욱 좋습니다”

주인공 대니역을 맡은 탤런트 유준상씨(동국대대학원 연극3기 휴학)는 『러브 앤 러브』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 작품에 도전한다. 전작에서 뮤지컬 배우로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 줬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의 기량을 십분 발휘하게 된다. 뮤지컬 배우를 꿈꾸던 대학 1학년 시절부터 무용, 음악 등 뮤지컬에 필요한 기능을 연마해 온 그는 색소폰 연주를 +비장의 카드로 준비하고 있다.

대니와 함께 사랑의 감정을 키우며 극을 이끌어갈 샌디역에는 연극연출가 손진책씨와 배우 김성녀씨의 딸 손지원양(단국대 연극영화2 휴학)이 캐스팅됐다. 이번 무대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정식 데뷔하는 그는 부모의 후광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뻔한 질문에도 “부담을 갖는 것 자체가 +건방진 얘기”라며 일축했다. 어린 시절부터 뮤지컬 배우의 꿈을 키워온 그는 『그리스』 공개오디션에서 2백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서정적인 보이스 컬러가 매력적이지만 불안한 고음 처리를 어떻게 극복하고 본공연에 설지 기대가 크다.

이번 캐스팅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손지원양과 최정원씨의 관계. 공연마다 꽃다발을 들고 최정원씨를 찾을 정도로 열렬한 팬이었던 +손지원양은 함께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뿌듯해했다.

한국뮤지컬대상의 1회부터 3회까지 각종 상을 휩쓸었던 최정원씨는 『그리스』 출연만 두번째인 출연진의 중고참이다. 지난 95년작 『그리스 로큰롤』에서 주인공인 샌디역을 맡았던 그는 이번에 조연급인 리조역에 이재영씨와 함께 교체 출연한다. “95년 작품에서는 리조역이 하고 싶어무대 뒤에서 울었다”는 그는 자신의 배역의 매우 만족해했다.

리조는 내성적인 샌디에 비해 외향적이고 강한 인물이지만 실상은 가장 여성성이 강한 인물. 이런 배역을 최정원씨가 반기는 이유는 춤으로 자신의 배역을 시원시원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 작품에 대해“오히려 원작보다 한국 작품이 더 낫다”고 평하는 그는 “편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작품을 즐기라”는 관람방법까지 조언해주었다.

가수로 더 유명한 이재영씨는 이번 작품을 통해 「본격적인 뮤지컬 배우」로서의 출발을 선언한다. 기실 이전까지 가수로서 뮤지컬에 출연했던 그는 새로운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자세를 가다듬고 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통해 호평받았음에도 만능 엔터테이너로 발돋움하기 위해 ‘처음’같은 마음으로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고.

개그맨 이정용씨도 『그리스』만 두 번째 출연하는 배우. 세간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뮤지컬을 통해 배우활동을 시작했다. 『레미제라블』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의 뮤지컬에서 남다른 개성 연기를 선보였던 그는 이번 작품에서 언어와시각의 조화에서 우러나는 웃음을 선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자세를 갖추었다.

때때로 이들의 연습 시간은 마치 청소년들의 놀이 시간처럼 자유로운 듯 +질서정연했다. 이들의 패기와 열정으로 채워질 2시간여의 무대에 시대의시름을 잠시나마 맡겨두어도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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