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2학년생 대입특별전형 2016년도 한시적 실시…경희대·상명대·선문대·안양대·협성대 정원내 병행

[한국대학신문 대학팀]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가운데, 상당수 대학들이 2016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 생존자인 단원고 2학년 학생(현재 고3) 88명에 대한 특별전형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별전형은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 피해구제 특별법)에 따라 2016년도에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피해 학생들이 사고 당시와 직후 트라우마 등으로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대입에 몰두할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배려한 것이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당초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 등을 통해 정원내로 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7개 대학 중 경기대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정원외 모집으로 전환키로 했다. 지난 1월 각 대학이 입학정원의 100분의 1 이내에서 정원외로 특별전형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세월호 피해구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반면 경희대, 상명대, 선문대, 안양대, 협성대 등 5곳은 피해 학생 배려 차원에서 정원내와 정원외 모두 전형을 마련해 모집하기로 했다.

지난해 가장 먼저 단원고 특별전형 관련 계획을 밝혔던 경희대는 ‘고른기회전형 2’(정원내)를 통해 생존학생들에게 응시자격을 부여했다. 특별법 제정 후에는 ‘단원고 특별전형’(정원외)도 마련했다.

선문대 역시 2016년도 대입에서 사회적 배려자 전형의 ‘미래글로컬인재전형’(정원내)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학의 유학수 입학관리처장은 “피해 학생들이 워낙 큰 어려움을 겪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대입의 문이 좁아지기 마련”이라며 두 개 전형을 동시에 실시하는 이유를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단원고 피해학생 특별전형(정원외) 계획안을 제출한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대학을 포함한 대다수 대학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교협은 이달 말까지 접수한 뒤 내달 초 일괄적으로 합산 발표하기로 했다.

이화여대의 경우 2016학년도 수시모집에 ‘단원고 특별전형’을 운영한다. 최대 20명을 모집하는 이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 면접을 활용한 선발방식을 택했다. 전형 설계에 앞서 단원고와 직접 접촉해 2학년 학생의 상황을 살피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남궁곤 입학처장은 “현재 입시대상인 단원고 학생 88명 중 여학생은 48명이다. 이들이 본교진학을 희망할 경우 모든 학과나 계열에 진학할 수 있도록 모집인원을 크게 잡았다”고 전했다.

이화여대는 단원고 특별전형을 운영하는 특별전형운영위원회도 출범시켰다. 입학처장과 각 전공별 담당교수를 비롯해 대학본부의 입학관계자 등을 아우른 위원회는 전형 설계와 학생입시를 담당할 예정이며 향후 면접도 위원회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면접 이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고양과 안정적인 사회진출을 위한 단원고 특별전형 전용 프로그램도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

남궁 처장은 “세월호 참사는 성장만을 추구했던 기성세대에게 경종을 울린 사건”이라며 “기성세대의 책임방기로 인해 학생들이 받은 피해를 사회적인 차원에서 끌어안고 보호할 필요성에 크게 공감했다. 세월호 특별법을 통해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적극적으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것이 이화여대의 입장이다”고 밝혔다.

단원고 학생을 위한 입시전형이 특혜가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는 선을 그었다. 남궁 처장은 “세월호 피해구제 특별법은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제정된 법률이다. 이를 준수하고 취지에 맞도록 운영하는 것이 대학의 책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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