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수익은 증가 전입금은 감소
실험실습비, 도서구입비 등 교육여건 제자리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중앙대가 운영 과정에서 법인 책무성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인직원 인건비를 교비회계에서 불법으로 지출한 것도 모자라 학내 편의시설의 수입도 모두 법인으로 포함했다는 것이다. 반면 법인전입금은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 후 빠르게 감소했다. 교비회계의 부채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학생들의 교육여건은 두산의 중앙대 인수 이후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후 교비회계를 통해 인건비 지출하는 등의 여러 의혹들이 제기됐다.

중앙대 법인 정관에 따르면 법인사무처는 처장을 비롯해 부장, 과장 등을 둘 수 있다. 중앙대의 법인회계 인건비 지출현황에는 2012년 이후 법인 인건비 지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법인사무국 직원 인건비가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법 위반일 가능성이 높다. 사립학교법 제70조의2 제1항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법인업무를 위해 사무실과 직원을 둬야 한다. 또한 사립학교법 제29조에 따르면 학교법인의 회계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와 법인업무에 속하는 회계로 구분돼야 한다. 법인 직원 인건비 지출을 교비회계로 했다면 불법인 셈이다.

중앙대는 학내 수익시설의 수익도 법인 수입으로 끼워 넣었다. 2013년 중앙대 법인회계 임대보증금명세서와 미수금 명세서에 따르면 중앙대 법인은 식당, 매점, 문구점, 서점 등 대학 재산을 임대해주고 보증금과 대여료, 사용료를 법인 수입으로 편성했다. 법인회계 2009년~2015년 예산 임대료와 임대보증금 수입은 총 203억 8000만원에 달한다.

법인전입금도 중앙대를 두산이 인수한 후 빠르게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2009년 325억 6000만원, 2010년 693억 2000만원에 달했던 법인전입금은 2013년 예산안에 따르면 172억 6000만원으로 감소했다. 2010년 대비 4분의 1토막이 난 것이다.

또한 중앙대는 각종 법정부담금(연금과 의료보험)을 부담하기 위한 법정부담전입금을 전액부담하지 않았다. 교비회계 기준으로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후 2013년에는 법정부담금 대비 법정부담전입금의 비율은 60.4%에 그쳤다. 2014년 예산안에도 이 비율은 59.9%에 머물렀다.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인수한 후 교비회계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중앙대 부채는 2007년 1035억 5000만원에서 2013년 1662억으로 증가했다. 상환 기한이 1년 이상인 고정 부채는 2007년 10억 7000만원에 불과했으나 2013년 562억 3000만원으로 급등했다.

부채 상환 부담이 학생 등록금으로 충당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2015년 교비회계 예산서 부속서류에 따르면 중앙대의 부채는 대부분 사학진흥재단으로부터 차입한 장기상환 부채다. 2014년과 2015년 중앙대 예산편성에 따르면 2014년 차입원리급 상환 명목으로 등록금회계전입금 20억 2000만원이 편성됐다. 2015년에는 차입원리금 상환 명목으로 등록금회계전입금 50억원을 편성했고 이것이 원리금 상환으로 투자됐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교육 여건 또한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한 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교지확보율은 2009년 본분교 합산 128.5%에서 2014년 128.9%로 현상유지 중이다. 서울캠퍼스 교지확보율만 놓고 보면 교육환경은 더 열악해졌다. 2009년 서울 흑석캠퍼스의 교지확보율은 37.1%에서 2014년 35.6%로 떨어졌다.

교원도 부족하다. 중앙대 교원 1인당 학생수는 2007년 38.3명에서 2009년 34.4명으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실험실습비, 기자재구입비, 도서구입비 등의 여건은 오히려 퇴보했다. 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는 2007년 13만원에서 2009년 16만 8000원으로 늘어났으나 2013년 17만원으로 정체됐다. 학생 1인당 기자재구입비는 2007년 33만 7000원에서 2009년 25만 9000원, 2013년 15만 8000원으로 지속적인 감소를 보였다. 학생 1인당 도서구입비는 2009년 19만 3000원에서 2013년 12만 1000원으로 감소했다.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안성캠퍼스와의 통합 과정에서 학생들이 서울캠퍼스로 편성됐고, 이 때문에 강의실이 부족하고 대형 강의가 크게 늘어 교육환경이 열악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앙대 경영학부의 한 학생은 “경제학원론 수업이 200명 씩 격주로 수업한다. 온라인 강의가 3강에 2주에 한번씩만 교수님 수업을 듣게 된다. 학생도 550명인데 교수도 부족하지만 확충도 되지 않는다”며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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