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토익 점수, 졸업 인증 효과 없다” 지난해 폐지

한국외대, 컴퓨터 능력 졸업기준서 사라져 … “사회흐름 반영”
서울시립대 신입생, 올해부터 사회봉사 30시간 이수해야 졸업

[한국대학신문 손현경·차현아 기자] 대학 졸업인증제가 변화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수요에 맞춰 학생들이 필요한 조건을 갖추고 졸업할 수 있게 하기 위한 학교의 조치다. 토익점수 기반의 영어인증제를 폐지하고 중국어 이수제를 도입하기도 하고 인성이 중요시되는 사회요구에 맞춰 봉사활동이 필수 졸업요건에 포함되기도 한다.

한양대는 지난해 1월 영어졸업인증제를 폐지했다. 영어졸업인증제에서는 공인외국어성적인 토익(TOEIC) 점수를 반영했다. 김성제 한양대 교무처장은 “토익 점수를 가지고 졸업의 가부를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실질적으로 토익은 800·900점 이상이 돼야 효용성이 있다. 토익점수(일반적으로 700점대)를 졸업기준으로 삼는 것은 90년대 국제화가 한창 진행될 때나 필요했다”고 당시 폐지 배경을 밝혔다.

포스텍 역시 토익점수를 졸업인증에 반영하지 않는다. 토익 점수가 졸업요건의 필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단, 학교에서 정한 ‘영어인증제 등급 테스트’(1~5단계)를 통과하면 졸업할 수 있다. 포스텍 관계자는 “포스텍은 토익 대신 2008년 신입생부터 영어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공인외국어성적 기준을 일괄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교육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희대 역시 졸업요건에서 토익 성적을 중요도를 낮췄다. 심지어 무역학과, 호텔관광대학, 경제학과 등 영어능력이 필요한 분야의 전공 졸업요건에도 공인외국어점수는 포함돼있지 않다.

이 대학 학사제도과는 “‘단과대학별 자율운영체제’에 따라 각 단과대학, 과별로 졸업요건이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토익을 졸업요건에 필수적으로 반영하지 않는 학과들이 많다”고 밝혔다.

영어점수가 졸업요건에서 도외시되는 분위기에서 중국어 등 제2외국어에 비중을 두는 대학들도 생겨나고 있다. 한양대가 대표적이다. 이 대학은 2016년 신입생부터 중국어를 대학 졸업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도 제2외국어(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중 택 1) 과목을 6학점 이수해야한다. 영어인증도 정해진 영어 관련 과목을 2과목 이수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김성제 한양대 교무처장은 “중국시장이 뜨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영어권 파워 못지않게 중국어권 파워가 커지고 있다. 또한 단순히 중국어의 실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에서의 필요성도 중요해졌기 때문에 중국어를 졸업 필수 요건으로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라진 요건도 있다. 특히 자격증의 경우가 사회 요구에 따라 들고 난다. 한국외대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필수로 따야만 졸업할 수 있다는 항목을 2007년 입학한 신입생부터 폐지했다. 중앙대의 경우 인문, 사회, 자연, 의약학계열의 경우 국가공인 한자능력 검정시험 3급 이상 필수 취득해야 한다.

홍원표 한국외대 교무처장은 “컴퓨터 관련 능력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은 요즘 학생들은 기본으로 다룰 줄 안다. 이를 졸업 자격요건에 넣다보니 학생들이 시험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 자격증을 받도록 강제할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성이 강조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일부 대학의 경우 봉사활동을 필수 요건에 넣기도 한다. 서울시립대는 올해 신입생부터 30시간 이상의 사회봉사활동을 필수 졸업자격 요건에 넣었다. 나사렛대 역시 또한 ‘사회봉사활동’이 필수 졸업요건에 포함돼 있다. 나사렛대는 재활복지 특성화를 추구하는 대학이다. 이 대학 학생들은 60시간의 사회봉사활동과 ‘장애인의 이해(2학점)’라는 과목을 들어야만 졸업할 수 있다.

김현성 서울시립대 학생처장은 “시대적으로 ‘봉사’가 큰 흐름이 되고 있다.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도 사회봉사를 졸업 요건에 넣었다”며 “단순히 졸업을 위한 시간 채우기 봉사가 아니라 학생들의 전공, 재능과 연계한 자발적 봉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주요 대학별 졸업요건(출처 : 각 대학)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