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경영 및 모든 행정의 중심은 늘 학생”

“획일화보단 다양성 살려야 국제 경쟁력 상승”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 "학교 경영에 있어서든 행정과 관련해서든 늘 학생이 가장 우선순위에 있습니다."

지난 2월 취임한 우형식 한림성심대학 총장의 교육철학을 그대로 보여주는 한마디다. 

우 총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교육부 지방교육자치과장,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정책심의관, 지방교육지원국장, 대학지원국장,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 등 수년간의 공직생활을 거치고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국립대인 금오공대 총장을 맡기도 했다.

이러한 경력 때문인지 우 총장은 대학 뿐만 아니라 아니라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았다.

우 총장은 “전문대학의 교육은 고급기능인력 양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면서 “여기에 정확한 지향점을 두고 설계가 됐으면 하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금오공대 총장직을 수행했다. 4년제 일반대와 전문대학 운영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면.
“사립대학 총장이나 교수 입장에서 보면 국립대는 인건비나 운영비, 경상비 등을 국가에서 책임지고 있기에 그야말로 천국이다. 사립대는 자체적으로 행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문대학은 4년제에 비해 규모가 작아 행정이나 교육재원, 인적·물적 자원 인프라가 국립대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4년제는 교수나  학사 행정조직이 체계적인데 반해 전문대학은 실용 중심으로 (체계화에선)그렇지 못하다. 4년제와 전문대학이 지향하는 바에 있어 교과과정, 교육내용은 아이덴티티(Identity) 면에서 차이가 있다. 전문대학은 실용 중심, 4년제는 아카데믹한 이론 중심 학과가 많이 편제돼 있다. 요즘은 점차 차이가 분화되며 이 경계 영역이 확연하게 흐려지고 있다.”

-수업연한 다양화를 두고 지방 일반대와 전문대학 간 의견 차이가 크다.
“법안 통과를 기정사실화하고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국회상임위 위원들에게 이게 공통 의견이냐고 물었는데 반대가 있었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이다. 원래 법안이라는 게 원론대로 척척 진행되지 않는 법인데 10년, 50년 전처럼 4년제와 전문대학 간의 명확한 선을 긋는 건 낡은 사고라고 생각한다. ‘갈라치기’가 합리적이고 올바른 접근방식이냐 하는 것인데 그건 아니다. 고정적인 영역은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게 돼 있다. 2년 동안 가르칠 것은 가르치고 어느 분야에 있어선 4년 심화과정도 있어야 하며 유연하게 가는 게 맞다. 선 긋기는 과거 패러다임에 사로잡힌 거다.”

-전문대학이 추구해야 할 중요 가치는 무엇이라 보는가.
“전문대학은 실용 중심의 직업교육을 한다. 이게 전제인데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체성과 정확성 면에 있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생각이다. 대전제가 명확한 경계선을 허무는 게 시대적 추세지만 전문대학 교육이 '고급기능인력 양성'이라는 정확한 지향점을 두고 설계가 됐으면 한다. 취업률을 인식해 전문대학이 4년제로 편입하기 위한 기관이라든지, 이런 데에 목표를 두면 안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교육으로 보이고, 폴리텍처럼 직업훈련원과 같은 교육기관으로 (전문대학이)전락되기도 하는데, 정체성을 찾는 게 중요하다.”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협의회는 정부 위탁 사업도 많이 하고 교육부에서 관리가 힘들면 각종 업무 및 정부재정지원사업도 맡아하고 있긴 한데, 좀 더 기대한다면 전문대학 정책 방향, 우리나라 실용 직업 교육의 활성화, 이런 부분에 있어 브레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연구, 정책대안을 찾는데 무게 중심을 더 둘 수 있는 협의체가 돼 주었으면 좋겠다. 최근 강원지역 총장협의회에 참석했는데 각 대학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공통의 이슈를 가지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굉장히 지난했다. 백날 모여 봤자 생산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 협의회에선 큰 틀에서 접근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이런 것들을 이뤄낼 수 있는 역할 설정이 됐으면 바람이다.”

-특성화, WCC 등 각종 국고사업 지원을 받고 있다. 원동력은 무엇인가.
“8~9년 전 학생 충원이 안 되고 위기가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금승호 전 총장이 시의적절하고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잘했다. IT계열을 대거 축소하고 지역산업에 맞는 관광, 보건 계열 등으로 학과 구조 개편을 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고 그 실적으로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라 본다. 구조개편 선행 덕에 대학이 업그레이드 됐고 (전 총장이)구성원들의 역량을 잘 끌어냈다. 강원도가 타 지역에 비해 산업 기반이 약한데도 불구하고 모두가 힘을 모은 결과다. 남은 과제는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수행해 열매를 맺느냐다. 국책재정지원사업은 엄정한 평가가 따른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항상 긴장하고 있다.”

-WCC로써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고 있는가. 지역 발전을 위한 방향은.
“우리 대학을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6곳의 성심병원이 운영돼 보건의료계열에 강하고, WCC 사업의 결과로 해외취업도 활성화 시켰다. 또 지역산업과 연계해 특성화 사업에선 관광과 보건의료를 합친 헬스테인먼트 인력 양성 추진을 통해 선정이 되었듯 '관광+보건' 인재 양성이 우리 대학의 특성이자 핵심이다.”

-취임 후 총장으로서의 목표가 있을 텐데 최우선으로 꼽는 것은.
“현재 26개 학과로 세분화돼 있다.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주어진 재원의 한계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성과를 내느냐는 문제에 부딪힌다. 보다 효율적인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교양과정의 개편, 즉 학과는 비록 여러 개로 나뉘었지만 교양과목은 하나로 통합한다던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학생들한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이냐는 관점에서 개혁이 필요하다. 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성취 욕구를 북돋아주는 게 중요한데, 교양과정에서 이것이 녹아들어가야 한다. 공급자 위주의 교육 패러다임에 사로잡히면 자기 전공 가르치는 데 급급해 도외시될 수 있다. 획일적으로 바탕을 깐 전체적인 교양과정의 틀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게 급선무다.”

-공직생활을 거쳤다. 현 고등교육의 가장 큰 문제를 짚어본다면.
“조심스럽다. 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 한편으로 정부 입장도 이해가 간다. 정치적인 논리와 견해는 다르지만 획일화된 지표 등을 통한 접근보다는 다양성이 필요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진정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고등교육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다. 현재는 획일적인 접근, 줄 세우기, 정부 규제가 과도하게 늘어났다. 대학기본 패러다임 자체가 공급자 중심으로 관리에 바탕을 둔 체계다.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제적 수준으로 발전하기란 어렵다. 이러한 철학적인 바탕 위에 (대학교육이)설계돼야 하고 우리는 이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정리=양지원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우형식 총장은…
서울대를 나와 미국 오리건대 대학원 졸업 후 행정고등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교육부 지방교육자치과장, 총무과장, 교육인적자원부 교원정책심의관, 지방교육지원국장, 대학지원국장 등을 거쳤다. 2008년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으로, 그 이듬해부터 2013년까지 4년간 금오공대 총장으로 있었다. 이후 우송대 석좌교수로 지내다 지난 2월부터 한림성심대학 총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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