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39곳 평균 8억 펀딩, 이중부담에 곤혹
국립대 39곳 평균 8억 펀딩, 이중부담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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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관리선진화 사업 … 재정회계·인사급여·산학연구 표준행정시스템 구축

"'복식부기' 회계 도입 독자시스템 별도로 만들 처지"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교육부가 551억원을 들여 추진 중인 국립대 자원관리선진화시스템(ERP) 구축사업이 사업자 선정에 실패해 또다시 지연됐다.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ERP구축을 담당할 사업자를 조달청을 통해 공개입찰했지만 올해까지 3차례 유찰됐다. 이 사업에 대응자금으로 332억원을 출연한 국립대 39곳은 올해부터 도입된 국립대 대학회계에 따라 복식부기 회계시스템을 또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 결과적으론 세금 낭비가 우려되고 있다.

ERP 사업은 국립대의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통합 행·재정시스템 구축사업이다. 대학별로 천차만별인 재정회계, 인사급여, 산학연구 행정시스템을 전체 국립대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표준시스템으로 만든다는 것으로 안전행정부의 공무원 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 등 국가 데이터베이스와도 호환되도록 해 행정업무의 효율화가 목표다.

사업 총액은 당초 1200억원으로 예측됐다. 학사관리시스템도 포함됐기 때문이다. 수강신청부터 졸업·학점관리 등 학사관리시스템은 부피가 커 예산이 크게 늘었다.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하자 교육부는 학사관리시스템을 제외하고 사업액 551억원 중 40%인 219억원을 국고로 보조하고 나머지 332억원(60%)은 국립대에서 부담하도록 사업안을 바꿨다. 사업에 참여한 국립대 39곳은 대학당 평균 8억원 가량의 대응자금을 낸 셈이다.

그러나 ERP를 구축할 사업자선정이 지연되면서 국립대는 대응자금을 내고도 독자적인 회계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국립대 회계를 기존 일반회계와 기성회회계에서 대학회계로 통합하고 복식부기를 도입한 국립대학의 회계설치 및 재정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현행 회계시스템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국립대 총장은 “복식부기 회계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약 5000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회계시스템을 ERP와 호환되도록 한다고 해도 국립대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비용출혈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RP사업은 사업자를 선정해도 시스템구축까지는 3년가량이 소요될 예정이다. 복식부기 회계시스템 적용은 고스란히 대학의 몫으로 남는 것이다. 일부 총장은 교육부가 복식부기 회계시스템 도입자금을 보조해줄 수 없느냐는 볼멘소리도 내놨다.

국립대가 내놓은 대응자금은 향후 ERP의 확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서울시립대는 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이 대학 역시도 대응자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교육부는 개발단계에서 대학을 추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4년제 대학인 서울시립대와 달리 예산이 충분하지 않은 2년제 공립대학은 사업참여가 더 어려운 처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적절한 금액을 부담하고 EPR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는 가능하다. 서울시립대에서 재정부담을 어떻게 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건은 사업자선정이다. 교육부는 이 사업을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해 연구용역과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진행했다. 당초 계획은 지난 2월에는 이미 사업자를 선정해 3월부터 개발사업에 착수하는 일정이다. 3개월 가량 일정이 지연되면서 이 사업은 지난해 교육부 자체업무평가에서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교육부 대학정책과 김현진 팀장은 “경쟁입찰로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3차례나 유찰돼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협상이 통상 한달 가량 걸리므로 5월 말이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복식부기 문제는 관련법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발생했다. 사업구상 단계에서는 대학회계 도입을 예상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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