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의 첫걸음은 대학의 관심과 지원.. 대학스포츠팀은 학생복리 차원서 육성해야”

“돈 없다고 운동부 지원 못한다면 차라리 팀 없애라”

*** 대학스포츠는 초중고 학원스포츠를 프로나 실업 스포츠와 연결하는 스포츠의 허리다. 대학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본지는 올해 초 ‘2015스포츠 대학VS대학 시리즈’를 게재한 데 이어 이번엔 ‘대학스포츠 방향을 묻다’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한다. 그간 대학스포츠의 발전방향을 고민해 온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대학스포츠가 나아가야할 지향점을 찾아본다.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대학스포츠가 위기라는 인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를 발족하는 등 여러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비인기 종목들을 대상으로 재정지원을 해주는 한편, 올해 대학스포츠운영규정을 제정해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 등 대학스포츠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대학스포츠의 위기가 곧 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선 가장 먼저 대학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대학에서 먼저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다른 성과와 부가적인 지원들이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 평소 대학스포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 특히 스포츠 경영·마케팅 등이 대학스포츠 발전 방향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한국 대학스포츠는 대학의 홍보수단이었다. 이제는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 구성원들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팀을 같이 응원하면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은 팀의 활력소가 된다. 나아가 하나의 비즈니스 마케팅으로도 성장 가능한 부분이다. 미국 같은 곳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대학농구리그와 대학배구리그에 서포터스를 도입하면서 관중 수가 2배 이상 늘어났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인지도와 참여도를 높이고자 노력해야 한다.”

- 대학스포츠가 위기라고 말하는데.
“새삼스럽지도 않다. 운동부 운영에 따른 대학의 재정 압박, 학생선수들의 학업 및 취업문제, 무관심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거론된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체육계와 교육계, 정부에서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하자는 뜻으로 협의회도 설립됐다. 하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 일단 현재 리그제로 운영되는 종목들이 더 늘어나고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 학생들과 더 친근감 있게 프로모션해야 한다. 예전엔 동대문 운동장 등에 모여서 했지만 이젠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재학생과 동문들의 참여가 필요해졌다. 여기엔 당연히 대학에서 그렇게 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 문체부는 대학스포츠에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나.
“2010년 대학스포츠 발전을 위해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를 발족했다. 축구와 농구, 배구에 리그제를 도입했으며 지난 1월에는 회원대학 간의 자율규약인 ‘대학스포츠운영규정’을 제정했다. 재정적으로는 먼저 총장협의회에 대한 지원을 통해 대학스포츠의 기반을 다지려고 한다. 지난해 32억 5000만원을 비인기종목을 중심으로 각 대학운동부에 대한 훈련비와 장비구입비로 지원했다. 올해는 지원액을 41억 원으로 늘렸지만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도 비인기 종목의 지원을 늘릴 것이다.”

- 대학스포츠 생존의 복안이 있을까. 특히 구조적 문제는 개별 대학 차원에서 풀기 어려운 문제다.
“체육특기자 선발제도 개선이나 학습권 보장 등 구조적 문제는 개별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이번에 마련된 ‘대학스포츠운영규정’에서 학사 관리에 대한 공통 규약을 마련해 지키도록 했다. 그 중 하나가 학생선수의 직전 2개 학기 평점이 C가 되지 않을 경우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것이다. 지도자에 대한 처우 개선도 필요하다. 꼭 정규직이 될 필요는 없어도 생활형편이 어려워 스카우트 비리 등에 연관되는 것은 피하도록 해야 한다.”

- 대학에서는 운동부에 지원할 예산이 없다고 한다.
“자꾸 정부 지원만 바랄 것이라면 차라리 팀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학은 학생복리를 위해 운동부 지원을 해야 한다. 대학팀이 누구를 위한 팀인가. 학생스포츠 경기를 학생복지로 보지않을 이유가 없다. 경기에 간 사람들 중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등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비인기 종목 지원과 제도 마련이다.”

- 대학스포츠와 관련 교육부와 문체부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교육부와의 협의는 이뤄지고 있나.
“교육부와는 학교체육 전반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체육특기자 대입선발 시 수능 및 내신 성적 반영확대 방안이나 최저학력제의 실질적 효력 발휘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세부적인 사안에서 양 부처의 입장 차이가 드러나기도 하지만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이라는 공통 가치가 있기에 큰 걱정은 없다.”

-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대회의 성공 조건은 무엇이고 문체부에서는 어떤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나.
“대회 성공을 위해서는 시설과 숙박, 수송, 위생, 방송 등 전 분야에 걸친 치밀한 운영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대회 운영의 전반적 사항을 면밀히 분석하고 보완책을 수립해 대회 준비가 차질 없이 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설적인 면에서는 경기장 등 70개 시설 공사를 5월 내 완료하고 현장점검 및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안전시설 구축 및 경기장 운영능력 제고할 것이다. 운영과 관련해선 2월부터 ‘광주U대회 지원 TF팀’을 구성해 추진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 대학동아리 등을 중심으로 아마추어 대학스포츠를 활성화해보자는 논의도 나오고 있다. 기존의 엘리트 스포츠 병행 방안은 있나.
“가장 이상적인 스포츠 형태는 엘리트와 아마추어의 구분 없이 함께 어울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활성화가 더딘 생활체육의 발전이 필요하다. 문체부에서는 초‧중‧고교 학교스포츠클럽 지원, 방과 후 스포츠 프로그램 지원, 학교 및 지역의 체육시설 확충, 생활체육지도자 배치 등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운동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대학의 경우는 작년 9월 대학농구동아리 U리그를 시작했는데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그 규모를 확대하고 종목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 정리 차원에서 대학스포츠 발전방안을 꼽아본다면.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학교의 애정과 재정적 지원이다. 둘째는 학교 구성원들의 애정과 마케팅 능력 향상이다. 셋째는 대학스포츠와 관련된 전문인력 육성으로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 그중에 첫 번째가 제대로 되어야 한다. 우수선수를 뽑는 것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대학의 정체성을 어떻게 키울 것이냐에 관심을 둬야 한다. 학교와 동문들이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어서 몇 천 명이 경기를 보게 되면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는가. 50명, 100명이 경기를 보면 홈어웨이 리그제의 의미가 없다. 이기고 지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 대학과 대학스포츠 관계자에게 당부할 말이 있나.
“식상할지 모르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위기 속에서도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이나 대학스포츠 운영규정 제정 등 대학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은 대학스포츠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다른 위기가 닥쳐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문체부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니 대학스포츠의 주인인 여러분들도 함께 노력해주시기 바란다.”

■ 김종 차관은…
광성고와 한양대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턴일리노이대와 뉴멕시코대에서 스포츠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수원대에서 부교수,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를 지냈다. 한국체육학회 이사, 아시아체육학회 사무총장, 한국스포츠정보학회 상임이사, 아시아스포츠 산업협회 회장, 한국스포츠미디어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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