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생각]"연구윤리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 만들 것"
[사람과생각]"연구윤리에 대한 분명한 가이드라인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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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윤 대학연구윤리협의회 초대회장(연세대 교무부총장)
▲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팀의 줄기세포연구 논문 조작 사건 후 10년 만에 '대학연구윤리협의회'가 출범했다. 77개의 대학은 연구윤리의 지침을 마련하고 연구윤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협의회에 동참했다. 신현윤 연세대 교학부총장이 대학연구윤리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신 회장은 "회원 대학 연구윤리위원회 상호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한국대학신문 신나리 기자] 딱 10년 만이다. 소위 ‘Hwang’s scandal’로 불리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팀의 줄기세포연구 논문 조작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게 2005년이다. 이 사건을 통해 연구윤리가 연구자 개인뿐만 아니라 학문 공동체, 국가의 신뢰도와 경쟁력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 지 전 국민이 알게 됐다. 하지만 지금도 뚜렷이 변한 건 없다. 장관 청문회를 비롯한 총장 선거에서도 여전히 논문 표절은 단골메뉴다. 연구윤리위원회가 있는 대학도 있지만 상당수는 연구 윤리에 대한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 꼭 10년 만에 개별 대학을 넘어서 77개의 대학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윤리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지난 6일 대학 내 연구윤리를 정착시키기 위한 '대학연구윤리협의회'가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신현윤 연세대 교학부총장이 대학연구윤리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았다.

신 회장은 대학내 연구윤리 강화 움직임은 최근에야 발걸음을 뗀 상황이고 협의회도 너무 늦은 출발이라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다’고 시인했다. 황우석 사건 이후 2007년 2월 연구기관들이 연구윤리․진실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역할과 책임에 관한 기본적인 원칙과 방향을 제시한 ‘연구윤리확보를 위한 지침’이 마련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우리 대학들의 연구윤리 수준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서야 연구윤리와 관련된 대학의 발걸음이 매우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 전국의 대학들이 모여 대학연구윤리협의회를 설립하고 자율적으로 우리나라 대학의 연구윤리 확립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은 매우 뜻 깊은 의미를 갖는다고 봅니다.”

2013년 국내 연구윤리 활동 실태조사를 보면 대학 연구자들이 최근 2년간 연구부정행위를 2~3회 경험한 이들이 절반(48.3%)을 차지하고 있다. 연구 윤리 의식이 여전히 낮다는 의미다.

신 회장도 공감했다. 연구윤리는 연구의 계획, 수행, 보고 등과 같은 연구의 전 과정에서 책임 있는 태도로 바람직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지켜야 할 윤리적 원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의 위조, 변조, 표절, 중복게재, 부당한 저자표기 등 연구부정행위로 자유롭지 못한 연구자가 아직까지 적지 않은 것은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1차적으로는 아직까지 연구자들의 연구윤리의식이 낮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더불어 연구자들에 대한 업적 평가가 질보다는 양에 치우쳐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매우 커서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유혹을 받을 수 있는 연구 환경에도 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장관 후보자부터 대학 총장 후보자까지 논문 표절이라는 연구윤리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에 대해선 대학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통감했다.

고위 공직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나 선거철마다 학위논문 표절을 포함한 다양한 연구부정행위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게 현실이고 논문 작성자의 책임이 물론 크지만, 논문 지도와 연구윤리를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대학의 책임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는 고도의 경제성장과 함께 급속한 학문적 팽창기 동안 연구윤리 그 자체보다는 학문적 성과를 양산하는데 치중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즉, 연구의 결과만을 중시한 나머지 연구과정과 결과물에서의 진실성과 윤리에 대해 소홀한 측면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문표절의 심각성에 대해 크게 관심이 부족했고, 또한 표절에 대한 검증시스템 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습니다. 설사 문제시되더라도 비교적 관대한 입장을 보여 왔던 것이 사실이지요. 다만 최근 사회지도층의 논문표절이 여러 계통을 통해 공론화되다 보니, 요즈음은 연구윤리를 중요시 해나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신 회장은 대학연구윤리협의회에서 가장 우선 순위에 두고 할 일은 회원 대학 연구윤리위원회 상호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윤리관련 지식과 정보를 교환하고 체계화하며, 우리나라 대학에서의 연구윤리를 정착시키고 건전한 연구력 증진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다. 정책도 개발해 정부에 건의도 할 생각이다.

“대학연구윤리협의회는 가장 먼저 각 회원교간의 연구윤리에 관한 지식과 정보의 교류를 활성화 하도록 할 겁니다. 각 대학 연구윤리위원장, 위원들이 참여하는 세미나와 연구윤리실무 직원들의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또 회원교 상호간의 업무협조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협의회에서는 연구윤리 확립을 위해 필요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개발해 정부에 건의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대학의 연구윤리 인식 제고와 활성화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회원 대학교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해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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