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가천대 임흥순 동문(회화과 94학번)이 지난 9일 개막한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의 국제전(본전시)에서 국내 작가로는 처음으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임 작가가 수상한 작품은 다큐멘터리 작품인 ‘위로공단(Factory Complex)’로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 아시아 여성의 노동문제를 담고 있다. ‘위로공단’에서는 공장 근로자, 이주 노동자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라는 점에서 국제 미술계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에서는 그동안 전수천(1995), 강익중(1997), 이불(1999) 등의 작가들이 국가관 전시에서 3회 연속 특별상을 받은 바 있다. 본 전시에 초청받은 한국 작가가 수상한 것은 임 작가가 최초다. 심사위원단은 “아시아 여성들의 노동조건과 관련된 불안정성의 본질을 섬세하게 살펴보는 영상작품”이라며 “자본 이동과 노동 변화에 따른 현실 불안을 예술적 언어로 써내려간 새로운 역사기록”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임 작가는 2002년 광주비엔날레에 다큐멘터리 영상작품 ‘멈춤’을 출품한 데 이어 2004년에는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을 내놓아 회화와 영화의 경계를 아우르며 독자적인 영상미학의 입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의 ‘올해의 예술상’에서는 독립예술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2010년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소외계층의 삶을 다룬 두 채널 비디오 작품 ‘추억록’을 출품해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술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1895년 이탈리아 국왕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여 베니스시가 창설한 미술전시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비엔날레이며 최고 권위와 영향력을 자랑한다. 베니스 비엔날레 행사는 △ 총감독이 기획하는 본전시 △ 각 국이 대표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국가관 전시 △ 베니스 비엔날레재단이 승인한 병행전시(Collateral Events)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 미술 뿐만 아니라 영화, 건축, 음악, 연극 등 5개 부문으로 나뉘어 각각 독립된 행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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