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대학 손잡고 협력 본격화

양과 질 다 잡을 수 있는 효과 나타날까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외국인 유학생 수 자체가 감소하면서 대학들의 외국인 유치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학생 유치를 위해 대학 간 연계협력이 강조되자 대학가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지자체와 대학이 함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발전 계획을 세우는 등 다각도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두고는 시각이 갈린다.

지난달 29일 인천광역시는 ‘인천광역시 유학생 유치 및 지원 대학교류협의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협의회에는 인천대, 인하대를 비롯한 인천 지역 대학 12개교가 참여했다. 이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공동 대응할 예정이다.

인천지역 대학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학생은 2014년 기준 894명으로 2011년 이후 감소세다. 우수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를 위해 지자체와 대학이 손을 잡은 배경이다. 이들은 인천시와 자매도시인 중국 천진시에서 내달 말 경 중국인 유학생 유치 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유학생 유치 공동 추진사업 발굴 △유학생 효율적 관리를 위한 대학별 정보교류 및 협력 △유학생 졸업 후 진로관리 등을 위한 대외 협력 △유학생 유치를 위한 국외 현지설명회 공동 개최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인천시 투자유치단 배유미 국제협력담당관은 “협의회 구성하기 전에 대학 관계자들 만나보니 그동안 유학생 유치를 추진하고 있던 곳도 있지만 대학 한 곳에서 추진하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인천시가 나서서 중국 시정부와 함께 유학생 유치를 진행하다보니 신뢰가 확보된 상태라 대학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인천대 국제교류지원팀 관계자도 “인천시와 중국은 지리적으로 이점이 있고, 차이나타운을 비롯해 자매도시를 맺는 등 친숙하다”면서 “인천시가 주관으로 대학들이 참여하는 형태다. 교육까지 접목된 협력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학간에도 공동 대응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지역 중 하나가 충청권이다. 지난 1월 충남대 지역선도대학 육성사업단이 현판식을 가졌다. 이 대학을 중심으로 건양대, 선문대, 우송대, 한밭대, 공주교대 등 충청권 6개 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외국인 유학생 공동 유치와 관리에 힘쓰기로 한 것이다.

이들 6개 대학은 △해외 입학자원 확보 △참여대학 간 우수인재 배출 프로그램(입학, 학점, 전공교류, 취업지원) 확립 △외국인 유학생 및 재학생 대상 생애주기적 교육을 통한 글로벌 사업 체계화 △글로벌 교류센터 건립을 통한 글로벌 문화의 장 구축 등을 공동 추진한다.

유학생 유치를 위해 대학 간 연계 협력이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같은 지역권 내 경쟁관계에 놓여있는 대학 간 진정한 협력이 이뤄지기가 어렵고 자칫 유학생 수 늘리기에 만 급급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국제협력처장은 “같은 지역 내 대학들은 비슷한 수준의 유학생들이 지원하게 되는데 당연히 경쟁관계일 수밖에 없다”면서 “각 대학별 유학생 유치 사례를 공유하는데 대학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중요한 정보는 숨기기 바빴다”고 털어놨다.

경남 모 대학 국제팀 관계자도 “공동 입시 설명회 개최만으로 우수한 유학생을 유치하기엔 분명 한계가 있다”면서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려면 직접 우수 학생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배유미 국제협력담당관은 “대학과 유학생 유치 계획을 세우면서 유학생 수에 치중해 유학생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적더라도 질적으로 우수한 인재 인천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지역 기업체와 교류해 유학생 취업도 힘쓰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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