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문 인력 양성에 초점"

[한국대학신문 양지원 기자]전지용 경복대학 총장이 강조하는 두 가지는 바로 소통과 국제성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캠퍼스 곳곳에서 영자 문구가 새겨진 건물을 볼 수 있다. 전 총장의 패기를 닮아있다. 학생들에게도 스스럼없이 다가간 덕분에 그는 ‘친근한 총장님’이 됐다.

전 총장은 “학생들의 원활한 소통은 물론 직원들을 설득하는 데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한다”며 “(타 대학 총장들에 비해)젊은 게 핸디캡으로 작용해 일정부분 양보해야 하는 일도 있지만 (젊은 총장이라는 걸)장점으로 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총장으로서 자기 만의 학교 운영 방식이 있나.
“체육대회나 온라인 건의함 등을 통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간담회를 열어 1000여 건 이상의 학생들 애로사항을 해결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만족도가 재학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를 되도록 시기 적절하게 받아들이고 적용시키는 편이다. 취임 후 아이폰을 전 학생들에게 무료로 나눠 준 적이 있다. 2학기부터는 3D프린팅 학과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선 3D 프린팅 창업 등이 최초지만 외국에는 이미 보편화돼 있는데 붐을 일으키고 준비해 관련 인력 양성을 하면 우리 중소기업도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본다. 프레젠테이션과 쌍방향 소통 수업방식에 초점을 맞추고 칠판을 모두 E-board로 바꾼 것 등 스마트 기기를 적극 도입하기도 했다.”

-(그와같은)재정 투입의 효과가 크다고 느끼는가.
“직접 투자 혹은 후원 등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투입할 재정을 모으고 있다. 지금은 예산으로 커버가 된다. 기존 적립금을 최대한 활용하고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해 재학율이 증가되고, 이는 재정 증액으로 돌아오는 일종의 선순환 구조다. 학생들이 졸업 후 맞이할 직업사회에 대한 준비를 시켜주는 게 대학의 책무고 역할이다. 기존에 있던 것을 가르치는 건 대학이 나태하다는 증거다. 미래 준비에 적극적이어야 하고 그런 부분에 있어 필요한 것들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 본다.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설비·기기  강화, 국제성 도모를 위한 전액 무료 해외연수 등은 그런 의미다.”

-NCS(국가직무능력표준)가 수업에 잘 활용되고 있나. 
“2009년에 최초로 NCS 기반 교육과정을 시작해 이미 어느 정도 정착기다. 국가에서 개발을 완료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개발해 활용했기 때문에 70~80%는 적용되고 있다. 교수들이 이를 인식하고 있던 덕분에 NCS 도입에 있어 이들과 큰 마찰은 없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특성화 사업은 예상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보는가.
“현재까지는 잘 되고 있다. 그런데 주력 방향으로 삼은 ‘100% 취업보장형’이라는 부분은 기업체만 얻는다고 되는 부분도 아니고 학생들 취업 의향도 있어야 한다. 이들이 기업에 대한 문화나 정서를 익혀서 사내에서 실질적인 역할이 가능하도록 유기적인 관계가 성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현장실습 인턴십과 기업체 간부가 신입생을 함께 선발하고 중간에 특강도 마련하는 등 기업과 대학이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대학 운영 방침을 다른 대학이 벤치마킹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
“NCS 포럼 개최 후 타 대학 관계자들이 실질적으로 우리 대학을 방문해 각 학과별 실습실 등을 둘러봤다.  NCS 실습실의 경우 일부러 정보를 오픈시켜 놓기도 한다. 하지만 저 스스로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호주에 직접 가서 NCS를 비교, 분석하고 대만이나 미국에 가서 중소기업 적용을 공부하고 오고 학교가 스스로 해야 한다.”

-경기권 전문대학이다. 수도권에 위치한 이점이 있지 않나.
“재학율 관리는 4년제 대학 보다 힘들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런 차원을 떠나 구축하고 있는 교육환경이나 시스템은 4년제와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실용 학문을 전담하는 대학으로 세팅하기 위한 과정이다. 많은 선진국들 가운데 대학구조개혁을 거친 대학의 패턴을 보면 연구교육과 고등직업교육은 분리돼 있다. 전문대학은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한다. 그러한 교육 환경이 교육적 효율성에 영향을 준다. 최고로 우수한 환경과 기자재를 확보해 학생들에게 효율성을 줘야 취업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이다. 단순 수치인 취업률이 정부가 대학을 평가하는 온전한 기준과 잣대라고 보지는 않는다. 자녀들을 유학 보내는 이유도 사회적인 역할과 경제적 이익이 보장돼 있다는 생각 때문 아닌가. 취업이 잘 되고 질적 수준이 어떠냐에 따라 명문을 가른다.”

-폴리텍과는 차별성을 가진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폴리텍의 경우 정확한 직무 규정이 있다면 환영한다.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과 기능 인력 양성을 하는 폴리텍은 분명 역할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초단계 기술인력 양성을 정부에서 지원해 줄 수 있다. 폴리텍에서 전문대학의 영역을 다 할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전문대학이 폴리텍의 영역을 다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이건 조정해야 한다. 다만 생산노동인력 양성의 목적으로써 폴리텍은 반드시 필요하다.”

-수업연한다양화에 대한 의견은.
“취업 후 인정을 받고 능력이 급여로 되돌아오는 관점으로 본다면,  일에 대한 부분, 교육하는 부분, 자격을 주는 부분, 그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부분이 우리나라는 다 제각각이다. 하나로 연계돼 체계적으로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 1년, 2년, 3년, 4년 교육 레벨에 맞춰 가산점을 주고 자격을 갖게 해야 하는데 그런 체계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수업연한다양화는 이를)체계화하는 근거법령이 될 수 있다.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 특히 핵심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유망 분야에 국가가 필요로 하는 수준을 학원에서 다 맞춰 줄 수 있느냐. 아니다. 인증 평가를 받은 기관에서 그 역할을 해 줘야 한다. NCS를 보면 모듈이 뭉쳐 학위로 가므로 수업연한다양화는 법제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문대학의 위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앞을 내다보지 않고 학과를 운영하는 대학들에겐 위기라고 본다. 4년제 일반대학에서 미용이나 의료간호보건계열 등 재학률이 단순히 늘어난다는 관점에서 이들 학과 개설을 했겠지만, 실질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나라의 경우 시기의 문제이지, 그런 대학들은 결국 다 문 닫았다. 그렇다면 살기 위한 대학들이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가. 글로벌 네트워크 형성이다. 특히 어학 교육을 통한 소통 능력이 중요하다. 또 학과 전문성 확보다. 각 학과가 생존을 위해 고부가가치성 하이테크 미래지향적 무기를 확보해야 한다.”

-대학에는 우수한 교수가 많이 필요하다.
“기업에 10년 이상 재직한 경험을 갖고 있는 우수한 교수들도 10년 정도 강의를 하다보면 지식이 노후해진다. 이에 대비해 3년을 터울로 현장에서 새로운 지식을 연수받도록 재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학과 구조조정에서 성적이 좋은 학과라도 미래 지향성이 없거나, 교수들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면 구조조정 회의에 포함시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게 한다. 직무를 분석해 직원 레벨별로 별도의 교육도 하고 있다. 행정과 교육이 같이 가야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대학 육성방안에 따른 국고 사업들이 많다. 도움이 되는가.
“예전보다 위상이 높아지고 정책적인 방안들이 많이 나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문대학 육성이)이뤄지기 위해선 장기적인 기획이 필요한데 교육부의 지원 등 미미한 부분이 있다. 중요한 건 고등직업교육에 대한 필요성과 당위성은 인정이 됐고, 단순 노동으로 보아왔던 기술 기능 부문을 직업 직무로 바라보는 인식이 생겼다.”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 조직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나.

“추가 인원을 통한 ‘국’은 의미가 없다. 실질적으로 연구중심, 일반교육-인문사회 고등직업교육으로 편제를 분리한 관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게 제대로 가는 것이라 본다. 이 당위성은 어디서 오는가. 궁극적으로 미래 사회에서 교육을 통해 생산능력을 갖춘 고급 기능 인력을 배출하는 역량을 봐줬으면 한다.”

-대학발전을 위해 최우선으로 꼽고 있는 과제가 있다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문 인력 양성이다. 이를 위해선 언어평가의 기준이 높아져야 하고 ‘프로페셔널리즘’ 교육이 돼야 한다. 덴마크나 노르웨이에서도 디자인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등 어느 나라,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학과가 베스트로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유기적인 실습과 취업 등을 위한 제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 대학을 꿈꾸고 있다. 교육과정 실습에 주력하자는 생각이다. 학생들이 전 세계 어디서든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현재는 우리 전문대학들에겐 애로사항이다.”

▲ 전지용 경복대학 총장(왼쪽)과 박성태 본지 발행인(오른쪽)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구성원들에게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두 가지다. ‘제가 우리 총장님 잘 알아요’ 라는 소릴 학생들로부터 듣는 것 하나.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재학기간 중 총장 얼굴도 모른다. 해외 대학을 보면 거의 모든 사립대학에서 학생들과 총장이 공감하고 소통한다. 또 하나는 게으름 안 부리고 열심히 했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정리=양지원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전지용 총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교육학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을 거친 후 2003년부터 6년간 경복대학 부교수, 기획처장, 산학협력단장, 부총장 등을 역임했다. 전문대학기관평가인증위원회 교육계 위원, 한국전문대학법인협의회 이사,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감사, 전문대학 기획·홍보전략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 중이다. 2009년부터 경복대학 총장으로 대학 운영을 맡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