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화여대 반 총장 명예문학박사 학위수여식

▲ 이화여대는 20일 김영의홀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 명예문학박사(여성학) 학위수여식을 개최했다. 반 총장은 이화여대 사상 최초로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사진=이화여대)

“여성을 외면하면 지속가능한 미래 없다”

[한국대학신문 허보빈 학생기자]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제2의 물결이 일어야 한다”며 “2030년까지 여성과 남성의 지위를 동등하게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20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명예문학박사(여성학) 학위 수여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반 총장은 학위 수락 연설을 통해 “여성의 역량 강화 이상의 투자는 없다”며 여성 교육 확대와 근무 환경 개선 등을 통한 여성 인권 신장에의 노력을 강조했다.

특히 “여성 교육이 1%p 늘면 GDP는 평균 0.3%p 는다”는 통계를 인용해 “여성의 역량강화는 경제성장, 정치 사회적 안정, 환경의 번창 및 지속 가능한 평화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또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완전한 양성 평등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반 총장은 “한국 국회는 여성 의원 비율이 남성의원 5명당 1명 꼴이며 한국 산업계의 중심에는 여전히 남성이 있는 등 여성은 아직도 변방의 존재”라고 말했다.

UN에 따르면 여성은 전세계적으로 남성에 비해 2.5배 상당의 돌봄·가사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경제적 가치는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반 총장은 “여성노동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무보수 돌봄노동에 대해 남성이 보다 많은 짐을 나눠야 한다”며 ‘변혁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세계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도외시하면 세계는 발전할 수 없기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여성들의 편에 서는 것”이라며 “돌봄 노동은 고용을 창출하고, 남녀에게 일자리를 주며 경제에 이바지할 잠재력 있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여성차별과 폭력근절을 위해 용기가 필요하다며 유관순 열사의 삶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정덕애 이화여대 대학원장은 “양성 평등과 여성 능력 고양을 위한 유엔 여성기구 창설이 반 총장의 가장 큰 업적”이라며 “전세계 여성에 대한 폭력 방지 및 종식과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해 여성학 학위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1944년 서울 출생으로 2003~2006년까지 외교통상부 장관을 역임했다 2007년 아시아인 최초로 제8대 UN 사무총장으로 취임했고, 2011년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재선임됐다. 반 총장은 이대에서 여성학 박사 학위를 수여한 최초의 남성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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