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군 대학농구감독협의회장(단국대 감독)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대학농구연맹과 프로농구연맹은 서로간의 대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시위까지 예고됐던 긴장된 상황에서 극적으로 이뤄진 합의다. 프로농구의 근간에는 대학농구가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한 대목이다. 장봉군 대학농구감독협의회장(단국대 감독)은 아마농구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프로농구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올해 프로농구의 인기를 올린다는 명목으로 외국인선수제도가 바뀌면서 국내선수들에 대한 의존도나 경기 시간이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지금 상황은 ‘언 발에 오줌 누기’밖에 되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경기를 위해서는 국내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절대적입니다. 국내선수들의 기량이 갈수록 낮아진다면 누가 경기를 보러 갈까요.”

협의체 구성이 극적으로 타결됐다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올해 외국인선수제도 규정을 바꾼 것도 아니다. 협의체에서 무엇을 이야기할지도, 구성은 어떻게 할지도 정해진 것은 거의 없다. 장 감독은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D리그 활성화와 드래프트 인원 확충을 들었다.

“2부리그 격인 D리그가 활성화되면 프로리그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도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드래프트 인원을 3명 이상 뽑도록 한다면 농구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도 좀 더 희망을 줄 수 있지요.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국내선수들이 경기에 그만큼 뛸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고, 내년부터 다시 조정하기로 이야기했습니다.”

프로로 진출하는 문을 넓혔다고 해도 모든 학생선수들이 프로로 진출할 수는 없다. 다른 방면으로의 취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 현재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에서 강조하는 ‘공부하는 선수’다. 장 감독은 지난 1월 28일 열린 KUSF 정기총회에서 우수지도자상을 받은 바 있다. 스스로가 학생선수들의 공부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프로로 진출해도 성공하는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진출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더 많지요. 공부의 장을 마련하고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성취도도 높습니다. 영어스터디를 만들어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기도 합니다. 운동에는 실패해도 사회에선 실패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운동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엘리트선수와 일반학생들의 차이가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표했다. 선수가 되는 문은 모두에게 열려있지만 힘든 훈련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학과 대학스포츠 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이 물음에 장 감독은 분명한 어조로 말했다.

“대학은 선수들에게도 공부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프로로 진출하는 선수들을 길러내고 농구라는 해당종목을 발전시키는 역할도 있습니다.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학구성원들의 관심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선수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나선다면 학교에서도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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