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방안은 미정…하반기 의견수렴 거쳐 올 연말 확정키로

▲ 김재춘 교육부 차관이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성인 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연희 기자)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과 일반 학과에서 주도하던 평생교육 기능을 정원 내 단과대학으로 편입하는 계획을 교육부가  밝혔다. 이날 발표엔 입시나 등록금 지원, 선도대학 지원방안 등 구체적인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재춘 교육부 차관은 26일 세종정부청사 브리핑을 통해 ‘성인 전담 평생교육 단과대학 개편방안’ 과 관련 “평생교육 단과대학 도입은 우리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하며 “이번 발표는 큰 틀의 기본적인 계획이며, 보다 구체적인 방안은 연말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단과대학 단일 전형으로 통합될 ‘성인 학습자 전형’의 입학 기준이나 내년도에 선발한 선도대학 10개교에 대한 재정지원 규모,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와의 연계 여부 등에 대해서는 여론 수렴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선취업 후진학과 일·학습 병행으로 인한 재직자의 직무능력 향상은 곧 기업의 혜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낼 유도방안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 차관은 “기업에서 장학금 지원 등으로 평생교육 단과대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며 “이후 산업체 관계자와의 협의를 통해 안을 이끌어 내겠다”고 답했다.

이번 계획에 앞서 교육부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평생학습중심대학협의회, 각 대학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결과에 대해서는 “대다수 대학들이 긍정적”이라며 “정규과정에서 학령기 학생들과 공부한 후진학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은 높은 편이다. 평생교육 단과대학에서는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업방식 등을 유연하게 바꾸기 때문에 보다 쉽게 공부할 수 있고, 학교 생활에 적응해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래는 김재춘 차관, 김환식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장과의 일문일답.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의 교육 질 문제들을 인지한 정책인가.
(김재춘 차관) “평생교육원을 다 없애겠다는 것이 아니다. 도입하지 않는 대학의 평생교육원은 앞으로도 비학위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다만 평생교육원은 정규 학습과정이 아니며 별도 조직이다. 기존 체계를 유지하길 원하는 대학은 그대로 가지만, 앞으로 도입할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정규 대학조직 안에서 성인 교육을 받는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게 된다. 규제를 대폭 완화해 여러 가지 비학점제도도 운영할 수 있다.”

-내년 선발할 선도대학의 경우 입학정원의 몇 퍼센트까지 단과대학으로 전환 가능한가.
(김재춘 차관)“각 대학의 의견이 중요하다. 이미 있는 정원 내에서 일부를 평생교육 단과대학으로 전환해야 하는 만큼 많은 고민과 연구, 의사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교육부에서 선제적으로 비율을 명시하기보다는 오늘 발표 이후 대학 관계자들과의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의향이나 가능성을 분석하고, 필요하면 (교육부에서) 입장을 취할 수 있을 지도 결정하겠다.”

-대학구조개혁법 통과시 평가 결과를 통해 정원을 감축할 수 있는데, 성인학습자 유치를 연계할 가능성은.
(김환식 국장)“정원 감축을 대학구조개혁평가와 연계하는 방안을 비롯해 대학으로부터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목소리를 들어 결정해야 할 듯 하다. 대학 상황에서 어떤 방안이 가장 적절한 지는 추후에 결정할 예정이다.”

-재직자 학습으로 인한 직무능력 향상은 기업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데, 기업 연계를 유도하는 방안은 없나.
(김재춘 차관)“기업이 참여하는 계약학과는 학생 학비를 일정 부담할 수 있도록 돼있다. 또한 기업들이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기업이 재정을 지원하면 좋겠지만, 이번 사업은 선취업자와 성인 학습자들이 정규 과정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만으로도 중요하다. 물론 선취업자나 평생교육 학습자가 몸 담고 있는 기업체에서 장학금을 지원한다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기업들이 지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는 정책 발표 이후 산업체 관계자와의 협의를 통해 안을 이끌어 낼 것이다.”
(김환식 국장)“기업과 관련된 부분은 선취업자들의 후진학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 중 하나로. 오늘 기업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하반기에 좀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 기업 참여 유도 부분도 아울러 발표할 예정이다.”

-성인학습자를 정규 단과대학으로 운영할 경우 수요가 어느 정도일 것이라고 짐작하나.
(김재춘 차관)“내년도에 시범대학을 운영하면서 여러 가지 추정해야 할 것이다. 우선 마이스터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3년간 취업한 다음에는 재직자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데, 단과대학에서는 일 학습 병행과 가능하도록 유연한 학습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즉 입학자원과 수요의 규모는 기존 성인학습자 14만 명에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더한 규모일 것이다. 또한 단과대학을 만든다는 사실 보다는 대학들이 얼마나 교육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지금 상태에서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

-정책 발표 전 대학의 의견을 수렴할 당시 반응은.
(김재춘 차관)“긍정적인 대학들이 많다. 직장을 다니면서 정규체제에서 공부하기 어려워 일반 학위과정을 공부하는 후진학 학생들의 중도탈락률이 높은 편이다. 평생교육 단과대학에서는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계절학기를 집중 운영할 수 있고, 야간수업이나 주말수업, 블렌디드 러닝도 가능하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 적응하면서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지금까지 학령기에 대학에 가는 것이 정상이라고 인식 했었다면, 이제는 경로를 다양화 한다는 차원이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20대 후반을 넘어 진학하는 경우가 학령기에 진학하는 학생들보다 많다. 이번에 우리도 시스템을 선진화 하는 것이다. 학사체제를 유연화 하고 보다 일·학습 병행에 친화적인 교육체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본다.”

-선도대학은 4년제 일반대학에 한정됐다. 전문대, 사이버대 평생교육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부분도 검토했나.
(김환식 국장)“이번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일반대학 학과나 부설 평생교육원에 대한 입학자원만 해당된다. 한 예로 전문대학은 이미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 등을 통해 비학위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다. 사이버대나 전문대학에 대한 수요를 가져온다기 보다는, 일반대학에서도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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