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著 <비일본계>

독도 민간 외교관으로 활약한 조선 어부 안용복에게 영감을 얻어 작가적 사명감으로 쓴 유고작 <비일본계>와 제2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만취당기> 등 10여편의 중단편이 함께 수록된 김문수의 소설집이 출간됐다.

'유머와 위트 끝에 번뜩이는 진실의 비수와 같다'는 저자의 문학적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들이 담겼다.

과장된 논리나 극적 구성이 아니라 '고귀한 가치를 기져야할 휴머니티가 얼마나 열성적으로 타락하는가'를 해학적인 문제로 그려내는 데 주력한 작품이다. 소외계층에 대한 사실적 묘사를 통해 인간이 지켜야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현재와 얽혀있는 과거사 문제라면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과의 분쟁을 떠올린다. 중국의 동북공정이나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 등도 주요한 현안이지만 현실의 영토권이 걸려있는만큼 독도문제는 차원을 달리한다.안용복은 독도처럼 홀로 굳세게 끝까지 싸우다 잊혀진 숨은 공로자이자 의기충천한 민초다. 저자는 40여년전 우연히 청계천의 한 고서점에서 안용복에 대한 짧은 얘기를 발견하고 충격을 받는다. 소설로 써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발현케 했지만 이를 실행하지 못하다 일본의 연이은 망언에 다시금 사명감으로 책을 써내려갔다.

저자 김문수는 196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이단부흥>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한양여자대학 문예창작과, 동국대 국문과 교수를 지냈고 지난 2012년 11월 타계했다.

현대문학상, 한국일보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조연현문학상, 동인문학상, 영수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1만3000원, 솔출판사)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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