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정현은 윔블던 결과 따라 U대회 출전 유무 판가름

세계 최강 양궁, 기보배 합류로 여유로운 분위기
야구 개막전, 한일전으로 시작해 관중몰이 나서
펜싱, 서양 선수와 신장차 극복하며 금메달 겨냥

*** 전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인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광주U대회는 21개 종목에 170여 국가에서 2만여 명이 참가하는 최대 국제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다. 본지는 대학스포츠 활성화라는 취지와 더불어 광주U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며 우리 선수들의 각 종목 메달 전망을 살펴보는 <광주U대회 미리보기> 시리즈를 연재한다.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의외로 다양한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선수 출전에 있어 17세 이상부터 28세 미만의 대학생과 대학원생, 전년도 졸업생까지 포함한다. 야구처럼 대학생 선수들만 출전하는 경기가 있는가 하면 양궁의 기보배처럼 대학원생이 나오는 종목도 있다. 개막전부터 한일전이 벌어져 관중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각각의 종목에서 미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나 메이저리거를 꼽아보는 것도 흥미 요소 중 하나다.

▲ 하계유니버시아드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야구대표팀. 그동안 한국대학야구는 아마 최강이라는 쿠바에 막혀 두 번의 은메달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 쿠바는 불참한다. 이번 선발 엔트리에 포함된 고려대 김주한 선수(투수)가 지난해 열린 고려대와 연세대 정기전에서 승리를 확정짓고 환하게 웃는 모습.(사진=SPORTS KU 제공)

■ 야구 “한국 대학야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
최근 국내 대학야구는 고교 에이스들이 프로로 먼저 떠나고 남은 선수들의 경기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광주U대회에서 대학야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지난 5월 20일 확정된 22명의 대표팀 선수들은 투수 8명, 포수 2명, 내·외야수 각 6명으로 구성됐다. 모두가 졸업 후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낼 선수들이다. 여기에 지난 2년간 대학야구를 평정했다고 할 만한 이건열 동국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함께 경쟁하던 차동철 건국대 감독, 고천주 송원대 감독, 김용위 경남대 감독이 코칭스태프에 합류하며 그 화려함을 더했다.

각 선수들은 오는 10일부터 남해에서 진행되는 대한야구협회장기 대회 일정을 소화하다 26일 합숙훈련에 들어간다. 어찌 생각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연습경기들을 통해 최대한 호흡을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이건열 감독은 아직까지 대회에 대해 말하기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했지만 메달에 대한 승부욕은 숨기지 않았다. 마침 광주는 그에게 고향과 같은 곳이다. 이 감독은 1986년 데뷔부터 1997년 은퇴까지 당시 해태 타이거즈 선수였고 동국대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KIA 코치로 있었다.

이건열 감독은 “U대회는 단기전이기에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선발 라인업을 짤 것”이라며 “모두 좋은 선수들이지만 주전 경쟁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할 것”이라 밝혔다. 이 감독은 “미국이나 일본, 대만 등에서 모두 좋은 선수들이 온다고 한다. 정정당당히 실력을 겨뤄 메달을 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회는 A조와 B조로 나뉘어 진행된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일본, 중국, 프랑스와 함께 A조에 속했다. 마침 아마최강이라 불리는 쿠바가 불참해 사상 첫 금메달의 기회가 조금 더 늘었다. 지난 1993년과 95년 대표팀은 쿠바에 패하며 두차례 은메달을 기록한 바 있다. 대회는 7월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와 일본의 한일전으로 시작된다.

▲ 광주U대회 야구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단 명단.(대학야구연맹 제공)

 

 

▲ 2012 런던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기보배는 광주여대 대학원생이라는 신분으로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합류했다.(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 양궁 “기보배부터 최미선까지 모두가 金 인재들”
양궁은 2013년 카잔U대회에서 빠졌지만 이번 대회에서 다시 부활했다. 지난 4월 20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선발된 12명의 남녀 선수들은 누구라도 금메달을 목에 걸만한 걸출한 인재들이다. 2012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명성을 떨쳤던 기보배도 광주여대 대학원생이라는 신분으로 U대회에 복귀한다.

기보배가 속한 여자 리커브 선수들은 최미선과 강채영으로 1학년 새내기들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실력은 양궁국가대표답게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세계대회 우승경험들이 적지 않다. 남자 리커브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2관왕이자 2011세계선수권 챔피언인 김우진을 비롯해 구본찬, 이승윤 등 성장세에 있는 선수들이 금메달을 노린다. 남녀 선수가 함께 뛰는 혼성경기까지 다섯 개의 금메달을 사상 최초로 모두 획득해보겠다는 것이 리커브 선수들의 목표다.

활에 도르래, 렌즈, 자동발사기 등의 장치가 딸려있어 정밀도가 높고 힘도 적게 드는 컴파운드 경기도 목표는 동일하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올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김종호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금메달을 딸 기량을 갖췄다. 남자 컴파운드 대표팀 코치를 맡은 김형탁 중원대 감독은 “모두가 실력 있는 선수들인데다 이미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도 하고 있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노려보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10개의 금메달이 걸린 U대회 양궁 경기는 7월 4일부터 5일 간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열리며 아카데미 라운드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림픽 등에서 보던 익숙한 과녁은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가운데는 노랗게 표시되고 나머지 부분은 빨간 과녁을 사용한다. 노란색에 맞으면 1점이고 다른 곳은 0점이다. 10점부터 0점까지 있던 올림픽과 다르다. 이 때문에 컨디션이 잠시 떨어졌어도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해 더욱 흥미로운 경기가 예상된다.

▲ 지난해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이승윤도 이번 U대회 대표팀에 합류했다. (사진=대한양궁협회 제공)

■ 테니스 “에이스 정현 앞세워 메달 노린다”
현재 한국 테니스는 정현이라는 샛별로 대변된다. 이제 겨우 대학에 들어간 스무 살 새내기지만 세계랭킹 69위에 오르고 6월말 윔블던대회에도 출전한다. 4대 그랜드슬램 단식에 출전하는 것은 이형택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광주U대회를 빛낸 테니스 스타는 정현만 있지 않다. 정현의 친형 정홍을 비롯해 여자 국내랭킹 1위와 2위에 포진된 장수정과 한나래 등도 U대회를 빛낼 보석들이다.

남자 대표선수들의 에이스는 단연 정현이다. 하지만 정현이 윔블던 대회에서 한국선수 사상 처음으로 3회전에 진출하면 U대회는 일정 중복으로 출전이 불가능하다. 이때는 다른 선수에게 맡겨야 한다. 정현의 친형인 정홍(국내랭킹 7위)을 비롯해 남지성(4위), 이재문(10위) 등이 대표팀에 포진했다. 이재문은 당초 선발된 임용규(6위)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메운다. 복식랭킹에서는 남지성이 국내 1위다. 남자 테니스 감독을 맡은 김재식 울산대 감독은 “목표는 단식과 복식, 단체전까지 금메달 3개”라며 “정현의 윔블던 성적에 따라 목표가 조절되겠지만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자선수들은 국내랭킹 1, 2위인 장수정과 한나래를 필두로 왼손잡이 이소라(7위), 설유나(25위)가 함께 한다. 목표는 남자선수들보다 다소 낮은 4강 진출이다. 그렇다고 메달에 대한 열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1998년 이후 U대회 여자테니스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기에 오히려 더욱 절실하다. 정희석 여자 테니스 코치는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다소 약세라는 평가가 있지만 남은 기간 동안 많은 준비를 통해 메달획득에 성공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테니스에는 남녀 각각 단식과 복식, 단체전이 있고 혼합복식까지 총 7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7월 4일부터 12일까지 9일 동안 진월국제테니스장과 염주전천후테니스장에서 열린다. 한국 테니스 대표선수들은 20일부터 광주에서 합숙 훈련에 돌입한다. 단식에 출전할 2명의 선수와 복식조, 혼합복식조는 합숙 기간 중 결정될 예정이다.

▲ 국내랭킹 1위이자 세계랭킹 69위에 오른 정현은 이번 광주U대회를 빛낼 스타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윔블던 대회 출전을 위해 영국으로 떠난 정현은 3회전 출전이 불발되면 U대회에 복귀한다.(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 펜싱 “서양 선수와의 신장 차이, 실력으로 이겨낼 것”
지난 4월 19일 선발된 펜싱 대학생 국가대표 선수들 중에는 현역 국가대표부터 국제경험이 전무한 선수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선발됐다. 펜싱 전문가들은 개인의 기량뿐만 아니라 단체전 전략까지 고려한다면 의외로 많은 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한다.

플뢰레 종목은 머리와 팔을 제외한 상체만 찌를 수 있다. 공격이 가능한 부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맞고 찌르는 동작이 구분되고 수싸움이 능해야 한다. 남자 플뢰레 선발전에서 1위에 오른 곽준혁은 현역 국가대표로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선수다. 개인전 금메달을 목표로 하면서 곽창우와 함께 국제대회 경험이 부족한 송재관, 박준영을 다독여 단체전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여자 플뢰레는 메달보다 8강 진출을 첫 목표로 잡았다.

신체 어느 부위도 모두 찌를 수 있는 에페 종목에서는 상대 선수를 속이기보다 순발력이 우선된다. 서양선수와의 팔 길이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속도와 기술이 필요하다. 에페 종목에는 남녀 모두 특징 있는 선수들이 포진돼 단체전 성적을 기대한다. 또한 남자 개인전은 왼손잡이 마세건에게, 여자 개인전은 현 국가대표인 송세라에게 메달 가능성을 두고 있다.

칼을 휘두르며 상체 어디든 벨 수 있는 사브르는 가장 빠른 스피드가 요구된다. 남자 사브르에서 정호진은 현 국가대표로 빠르고 다양한 공격을 자랑한다. 강민규, 송종훈, 박준영 등의 기량도 나쁘지 않아 개인전과 단체전 모두 메달을 기대 중이다. 여자 사브르에서도 금메달 등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대 역습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것이 남은 과제다.

펜싱은 남녀 각각 3개의 세부종목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이 펼쳐지며 7월 4일부터 9일까지 6일 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다. 남자 에페 코치를 맡은 도선기 대전대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니만큼 기대도 높다. 메달을 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펜싱 대표선수들은 대표팀 합류 전까지 각자의 소속 대학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은 훈련에 열중하는 한국체대 펜싱 선수들.(사진=한국체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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