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주한 미국대사관-블랙보드사 주최 '고등교육 경영자 포럼'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교육이 변하고 있다. 인구감소가 손쉽게 예견되는 국내 상황에서 고등교육은 특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으로 파견된 마리아 갈린다 미국 상무관은 “미국은 인구가 감소하는 도중에 한국의 교육인프라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매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 주한 미국 상무관 마리아 갈린다는 인구가 감소하는 도중에 있는 한국의 교육인프라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매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과 국제적인 교육기업 블랙보드사는 4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클럽에서 고등교육 경영자 포럼을 개최하고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한명섭 기자)

전문가들이 내놓은 해답은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매튜 스몰(Matthew Small) 블랙보드 국제총괄사장은 “오늘날 학생들은 디지털 네이티브(Digtal Natives)다. 인터넷을 통해 자라났고 인터넷을 통해서 사회와 소통한다. 이들을 수용해 교육시켜야 하는 고등교육기관과 대학은 반드시 온라인 교육요소를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대사관과 블랙보드사는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마리나클럽에서 고등교육 경영자 포럼을 개최하고 국내 고등교육기관을 다수 초청해 ‘21세기 교육을 위한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와 플립트 러닝(Flipped Learining:거꾸로 수업) 활용전략’을 논의했다.

스몰 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자 중심 교육이다. 한국의 인구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학진학률이 여전히 높은 국가이며 중도탈락률도 낮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이미 MOOC 등을 통해 학습자들은 국내 유수의 강의 외에 해외강의 또한 받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변화에 주목해 학생들의 요구를 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MOOC 와 거꾸로 수업의 변화는 목전에 와있다. 국내에서도 ‘얼리어답터’를 자처하는 여러 교수들이 이미 선도적인 역할을 선뵈고 있다. 임진혁 울산과학기술대 교수학습지원센터장은 강의실에서 강의하지 않는 ‘신개념 교수법’을 도입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수강생에게 MOOC 를 활용해 강의를 듣고 강의실에서 이에 대해 토론하는 방식의 교수법을 도입했다. 평소 교수들에게도 “강의실에서 강의하는 것은 암이다”고 강조한다는 임 교수는 이날도 포럼 발제자로 나서 대학의 재정압박을 타개하고 밀려오는 ‘디지털 네이티브’를 교육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MOOC 를 활용한 거꾸로 수업의 도입을 주장했다.

이날 소개된 호주대학의 교수법 변화도 청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호주 스위번 대학 쿨러리 로쿠게 도나(Kulari Lokuge Dona) 교수는 ‘자폐증 MOOC(Autism MOOC)’를 소개했다. 블랙보드의 솔루션을 플랫폼으로 삼아 진행된 이 모델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의 부모와 전문가가 현장에서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하는 6주 온라인 코스다. 이 모델의 성공적인 운영을 설명한 도나 교수는 “확장성에 기반한 온라인 강의 솔루션은 기술이 어떻게 보다 나은 교수법을 강화하는지 드러내는 예다. 지속가능한 모델이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고등교육계는 절박하게 온라인 교육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 역시 한국형 MOOC인 K-MOOC사업을 시작하는 등 큰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이 이면에는 인구가 줄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어두운 전망이 놓여있다. 생존경쟁에 놓인 대학들은 MOOC를 활용해 대학을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재원’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발제자들이 한결같이 주문한 것은 교수법의 변화다. 강의자 1명이 다수의 청중을 상대하는 모습은 이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를 교육시키기 위해 주입식 교육을 타파하고 소통을 강화한 교수법의 발견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스몰 사장은 “온라인 교육은 더 이상 전통적인 교육의 보완재가 아니다. 새로운 학습자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중심적 방법이다. 온라인 교육의 필요성은 증대됐고 이를 다양한 방식의 확장성 있는 모델을 운용하며 연구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주입하지 말고 기술을 융합해 학생이 스스로 배우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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