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著 ‘책문, 이시대가 묻는다’

[한국대학신문 김소연 기자] 위기의 시대, 세상을 소통하게 하는 우리시대 책문 정신은 무엇일까. ‘책문, 이 시대가 묻는다’는 지난 2004년 출판된 인문서다. 그런데 11년이 지난 시점에 이 책이 다시 출판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저자는 지금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불통과 무원칙이 횡행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지식인의 책무와 올바른 역사 방향을 제시하려 한다.

저자는 조선시대의 책문을 오늘날 새로운 의미와 가치로 읽어낼 수 있다고 봤다. 책문은 조선시대 고급공무원 선발 시험인 대과의 마지막 단계에서 출제한 시험과 답안의 한 유형을 말한다. 이 책은 책문 가운데에서 오늘날 사람들이 읽어도 의미가 있을 글을 가려 엮었다.

시대가 출제한 시험, 당대에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 질문으로 제출한다. 책문이란 권력을 가지고 행사하는 사람의 이념과 철학, 권력 운용의 역량, 비전을 묻는다. 이 책에는 정치뿐 아니라 문화, 제도개혁, 인사, 치안, 국방 등 한 사회가 마주하는 현안을 질문한 책문을 포함시켰다.

500년 전 조선의 선비들이 왕의 물음에 답했던 13가지 대책들은 지금도 유효하다. 국가의 운영과 인재 등용, 국정 농단에 대한 근본해법은 원칙을 고수한다. 책에서는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에서부터 공약을 끝까지 지키는 정치, 외교관의 자질과 올바른 교육방향, 국가 위기 타개책에서 지도자의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효과 있고 적절한 대책들을 제시한다. 이는 현재 한국 사회 난맥상을 해결할 만한 대안으로 활용가능 할 정도다.

이 책은 단순히 세종, 중종, 명종, 선조, 광해군의 책문에 대한 16명 선비들의 대책이 아닌 인간적인 스토리도 포함돼 있다. 저자는 심각하고 팽팽한 책문의 건조한 분위기에 ‘책문 속으로’라는 인간적인 이야기를 가미해 책을 더 흥미로운 역사인문교양서로 발전시켰다. 저자는 기존의 책에서 관련 고서 위주 사진들을 싣는 것이 아니라 선비들의 문화 유적지를 직접 방문해 현존하는 사당과 향교, 문화유적을 담아 현장성을 살렸다. 또한 도학자들의 선비 정신을 엿보고자 그들이 남긴 글씨들도 사진 자료로 제시한다. (현자의 마을,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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