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구성원-종전재단 중 어느 쪽 손도 안들어줘

새 임시이사 체제서 정상화 위한 의견수렴 나서기로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임시이사 체제에서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던 대구대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지역 외 인사가 대거 포함된 새 임시이사들로 전원 교체한 것이다. 기존 임시이사 체제하에서 '미완의 안정'을 도모하기 보다는 새 인물들을 통해 근본적인 갈등 조정을 시도하며 정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분위는 지난 29일 제112차 전체회의에서 학교법인 영광학원 문제를 논의한 결과 지난 5월 27일로 1년 임기가 끝난 임시이사 7명 대신 교육부가 추천한 7명을 새 임시이사로 선임했다. 새 임시이사의 임기는 기존 1년에서 6개월로 줄여 임시이사 체제의 장기화보다는 본격적인 정상화 추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교육부가 추천한 새 임시이사에는 지역 외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7명의 임시이사는 이춘수 충북대 교수와 김유환 이화여대 교수, 한부환 변호사, 류승우 회계사, 김규원 경북대 교수, 김사철 대구시교육청 교육국장, 김명훈 경북도교육청 부교육감으로 꾸려졌다. 한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구대 사정에 밝은 지역내 인사로 꾸려졌던 기존 임시이사 구성과는 대조적이다.

사분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오는 6개월 동안 영광학원의 정상화 과정을 밟자는 신호를 주는 차원"이라며 "사분위원들은 유족간 갈등이 첨예한 상태이지만 화해와 합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정상화를 위한 가능한 단계를 밟으면서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분위는 유족합의를 위한 갈등조정 절차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사분위 관계자는 "일단 정상화 방향으로 가되, 유족합의가 전제조건"이라며 "8월 24일 회의에서 (갈등의 주체인) 대구대 설립자의 장남과 차남 둘만 불러서 청문을 하고, 특별소위와 구성원 의견수렴 절차를 6개월 안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대는 현재 설립자인 고 이태영 총장의 장남을 주축으로 한 구성원측과 차남, 장녀 등으로 구성된 종전재단 측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사분위가 출범한 이래 조정을 거쳐 정상화했다가 다시 갈등이 불거져 임시이사가 파견된 것은 대구대가 처음일 정도로 이들 유족간의 갈등은 뿌리깊다.

대구대는 1994년 학내 분규로 임시이사가 파견된 후 17년 만인 2011년 7월 정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종전재단 측 이사들과 구성원 측 이사들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홍덕률 총장의 연임 문제를 놓고 파행이 이어졌다. 이에 사분위는 지난해 5월 28일 다시 임시이사를 선임했다. 이후 홍 총장의 연임이 결정되고 대구대는 각종 정부재정지원 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1단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등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여왔다.

대구대 구성원 측 관계자는 "새 임시이사 파견은 기존 임시이사 임기 연장을 바라는 구성원 측과 정상화를 원하는 구재단 측의 입장을 절충한 결정으로 생각한다"면서 "다만 임시이사들이 연임해서 우선 대학의 안정과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기대하는 구성원들에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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