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선정은 교양교육 혁신, 재진입은 성과 관리 엄정성에 초점

[한국대학신문 대학팀]6일 올해 학부교육선도대학(ACE) 육성사업에 선정된 16개교는 환호했다. 워낙 여타 사업보다 적은 수를 뽑는 데다 올해는 경쟁률이 7.6대1에 달했고,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을 수 있는 만큼 다른 사업에 선정됐을 때보다 더욱 영예롭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에 신규 선정된 대학들은 각 대학의 인재상에 따라 인성과 창의성, 글로벌 역량 등을 기르기 위한 교양교육 혁신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국대의 경우 서울캠퍼스(신규)와 경주캠퍼스(재진입)가 모두 선정됐다. 이 대학 서울캠퍼스의 곽문규교무처장은 “교양교육원을 '다르마칼리지'라는 단과대학으로 승격시켰고, 세계 명작세미나, 윤리교육 강화 등 실천적 윤리교육, 글로벌 인재양성을 위한 지역 연구와 영어강의 등 다른 대학과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개발했다”며 이런 것들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상명대는 ‘교육산학 지향대학’을 지향하면서 교과과정을 개편한 게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정철용 교무처장은 “교육과정 전반의 개편을 위해 대학교육혁신연구원을 설립하고, 산하에 교수학습개발센터와 대학교육혁신평가센터, 비교과통합지원센터를 신설해 교과과정과 수업방식 등을 연구하고 평가했다”며 “비교과(교육)가 교양대학이나 학생처, 교수지원센터 등에서 개별적이고 산발적이었는데, 이걸 통합했고, 교과과정도 취업이나 산학협력을 강조하면서 개편하고 수업방향도 그런 방식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가천대는 ACE사업을 통해 △교양담당 전임교원 확대 △문사철 교육위원회와 기초과학연구원 신설 △교양교육연구센터와 글쓰기생명과나눔센터 기능 확대 △기초학문 WinG프로젝트 추진 등을 약속했다. 이길여 총장은 “리버럴아츠컬리지를 중심으로 교양교육을 강화하면서 학생들의 인성과 창의성을 길러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핵심인재를 양성하고 교육혁신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ACE사업은 워낙 적은 수의 대학을 선정하기 때문에 사업도전에 연거푸 고배를 마시던 장수생 대학들이 처음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창원대는 2010년부터 5번 시도 끝에 올해 드디어 '잘 가르치는대학' 타이틀을 얻었다. 정성문 창원대 기초교육원장은 “ACE 사업은 전체 학생들이 혜택 받을 수 있는 사업이라 학생들에게 좋고, 우리대학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해 5년간 계속 신청했다”며 “개별 학과에 돈이 가는 사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구위원을 맡은 교수들은 애교심과 봉사정신을 발휘했고, 5월 한 달 간은 학교 상황실에서 밤을 새다시피 했다. ACE사업은 긴밀하게 사업이 연계돼야 하는 만큼 높은 교육실적과 우수한 플랫폼 환경, 연구위원 교수들의 노력까지 종합된 성과라고 본다”고 밝혔다.

순천향대도 세 번째 도전 끝에 신규 선정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홍진 순천향대 교학부총장 역시 “워낙 뽑는 학교 수가 적어 선정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지식나눔 플랫폼(WIU: What I Understood)’을 형성해 학생과 교수가 공감, 교류, 상호 소통하는 교육을 하겠다는 것을 어필했다. 학생과 교수간 교육의 나눔을 이루도록 하는 플립드 러닝 등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정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외대도 올해 ACE대학에 합류했다. 이정배 부산외대 교학부총장은 "전교생들에게 교육환경과 교양교과목 및 비교과 교육에 중점적으로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며 "부산외대 학생들에게 우수한 교육 체계가 마련되는 계기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진입에 성공한 대학들은 어느 때보다 평가가 엄격했다며 혀를 내두르면서도, 지금까지 해온 ACE 사업에 보다 탄력을 더해 학부교육의 질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전북대는 1학년부터 4학기제를 도입해 엄격하게 실행했고, 평생 지도교수제를 최초로 도입해 학생지도에 충실히 활용해왔다는 게 내부 평가다. 유철중 전북대 ACE사업단장은 “2주기 사업을 수행하는 만큼 기초학력인증제를 확산시키고 그 기반 위에서 전공핵심역량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평생 지도교수님의 상담영역을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교수링크제'같은 시스템도 시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명대는 ‘조직의 힘’을 재진입 비결로 제시했다. 양근우 계명대 교육선진화사업부장은 “ACE사업 초기부터 국내 최초로 교수학습처라는 전담 부처를 만들어, 일반 교무행정과는 별도로 학생들 잘 가르치려고 의지를 갖고 전문성을 기르다보니 사업의 연속성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문화공연과 박물관 방문 등 고급 문화교양교육을 장려하는 ‘컬쳐 투어’ 프로그램 등 기존프로그램을 2주기에 더 확산할 예정이다. 나름대로 시스템이나 프로그램들 4년 동안 잘 마련해왔기 때문에 다른 대학에서 요청할 경우 제공하겠다”고도 밝혔다.

마찬가지로 재진입에 성공한 서강대는 ACE 추진 총괄위원회와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우재명 서강대 전인교육원장은 “2주기 사업에서 중요한 프로그램은 가톨릭재단의 특수성을 살려 지성 인성 영성을 통합하는 인재상을 구현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며 “2주기 사업의 주제는 문제해결형 양방향 창의교육으로 정했다. 1주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했던 전공 비교과 부분에 탄력이 붙었으니 책임과 기회가 주어진 만큼 계획했던 대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반면 2배수를 뽑는 ACE사업 1단계는 통과했으나 2단계 문턱에서 좌절한 대학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사업을 수행했던 경희대 지은림 교육사업추진단장은 “재정지원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상징적인 게 있다. 구성원들의 사기에 도움이 될 거라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평가결과가 섭섭하긴 하다”며 “학부교육선도화를 주도해온 대학이라고 자부해온 만큼 자체적으로 계속 이어서 사업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임에도 교양교육을 강화하고 과감한 학제 개편까지 추진해온 한밭대도 아쉬움은 크다. 안기홍 한밭대 기초융합교육원장은 "산학협력이 특성화 된 대학에서 기초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을 많이 해왔다. 열심히 준비하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학에 한번 더 기회를 줬으면 했는데 아쉽다"면서 "내년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평가과정에서 각 대학의 특성을 세밀하게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우리 대학은 대전산업대학이 전신으로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이다. 70% 이상이 공대 학과로 편성돼 있어 다른 종합대학에 비해 교양교육의 기반이 취약할 수 밖에 없었다"며 "태생적으로 환경이 다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똑같은 잣대로 평가를 했다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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