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부, 역사학자...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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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없는 정부와 관심 없는 교수들의 ‘군함도’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 “내가 관심을 안 갖고 있어서 모르겠다”

일반 교수나 학생의 입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 일본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한 의견을 묻자, 경북 모 대학 근대사 전공 교수가 한 말이다.

지난 5일 조선인 강제징용 탄광을 포함한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결정됐다. 강제로 끌려와 혹독한 노동에 시달렸던 조선인들의 ‘지옥도’가 메이지시대 산업화를 견인한 찬란한 역사 유산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대한 역사적 견해를 묻기 위해 사학과 한국사 교수 10여 명에게 전화를 돌렸더니 모두가 “내 전공이 아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심지어 당당하게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교수도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근대사를 전공했으며, 저명한 역사학회 회장을 지낸 교수도 있다.

군함도의 세계문화유산등재는 역사가 왜 중요한지, 역사교육은 왜 꼭 필요한 것인지 학문의 당위를 말해주는 단적인 사건이다. 구조조정을 할 때마다 입 모아 학문의 죽음, 대학의 죽음을 말하는 교수들이 정작 학문의 당위를 증명하는 일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 일인지. 그들에게 역사는 무엇인지 묻고 싶은 순간이었다.

문제는 교수들만이 아니다. 이번 세계문화유산 등재에서 가장 큰 실책을 한 것은 정부다.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이 전범사적이 포함된 유적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 것은 지난 2007년부터다. 일본은 현재 등재가 결정된 군함도 외에도 11개 사적의 세계유산등재를 추진 중이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일본이 어느 지역의 등재를 먼저 시작할지 파악이 늦어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피해조사도 미흡했다. 정부는 지난 2004년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등지원위원회를 설립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피해조사를 진행했다. 본격적인 피해조사는 2008년까지 불과 4년간 이뤄졌다. 뒤늦게 피해조사를 시작해, 불과 4년 만에 끝냈다는 소리다. 신고 비율도 턱없이 낮았다고 전해진다. 그나마 진상조사를 담당했던 위원회는 올 연말 해체한다.

일본은 군함도 외 사도(佐渡) 지역 광산 단지 등 조선인 강제징용 관련 사적에 대해 추가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더 나가 자살특공대 유서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자살특공대 기지가 포함된 아마미(奄美)·유쿠(琉球)지역의 세계자연유산등재도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네스코에 막대한 자금을 대고 있는 일본정부는 이 다음 더 교묘하게 등재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적극적으로 세계에 이 사실을 알려도 일본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와 학계와 전 국민이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정부는 의지가 없고, 교수들은 관심조차 없다.

오는 8월 나가사키 평화박물관에 강제징용 안내문 비치를 추진하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 6일까지 불과 4일 만에 1000만원이 모금됐다고 본지에 알려왔다. 연구팀에 따르면 성금을 보낸 한 중학생은 적은 금액이지만 역사적인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도에서 인쇄업을 하는 자영업자는 재능기부 의사를 전해왔다. 돈 없는 학생이, 어려운 상황의 자영업자가, 그렇게 이들은 뜻을 모으고 있는데 정부는 또 역사학자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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