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해외입학설명회 마련…현지학교와 교류협력 강화

[한국대학신문 차현아 기자] 우리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직접 유치하기 위해 해외로 향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신입생 유치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직접 현지에서 영재 입학 전형을 진행하고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단기 해외박람회를 유치를 넘어 지역 학교들과의 밀접한 교류활동을 통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는 전략을 취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대학가의 이같은 해외 직접 유치활동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각 대학들은 중국뿐만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해외 등지의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현지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주로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주관하는 한국유학박람회에 참가하는 방식을 통해 공동 입학설명회를 진행한다. 올해만 전 세계 13개국 18개 지역에서 한국 유학박람회와 입학설명회 등이 열렸다. 한번 설명회를 진행할 때마다 최소 15곳에서 최대 30여곳의 우리 대학들이 동시 참가한다.

국가는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진행했던 한국유학박람회는 러시아와 베트남에서 열렸다. 설명회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 진행됐다. 교육전도 중국 광저우와 대만, 일본 동경과 교토, 몽골 등지에서 열렸다.

다양한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학내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공개한 2003~2014년 국내 외국인 유학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외국인 유학생 8만4891명 중 중국인 유학생 수는 5만336명에 달한다. 전체의 59.3%에 달하는 수치다. 이 때문에 과거 중국으로 편중됐던 유학생 유치전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의 중앙아시아 등지로 다각화하려는 대학들이 생겨나고 있다.

부산대는 지난 1일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국가영재를 대상으로 한 입학전형을 치르기도 했다. 카자흐스탄의 나자르바예프 영재학교에 재학 중인 50명이 전형에 참가했으며 부산대는 선발 학생에게 4년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현지 학교와의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입학 이후 언어 격차로 인한 부적응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기 위해서다.

지난 6일 상명대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DOSTAR고등학교와 국제 교류협력을 맺었다. 또한 키르기스스탄의 비쉬켁4고등학교를 방문해 신입생 모집과 졸업생의 상명대 진학반 설치 등의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부산대도 현지 지역고교와의 교류협정을 강화했다. 지난 학기에 진행된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영재학교와의 교류협력을 통해 희망하는 약 5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부산대를 진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한국어와 영어 교육을 확대하고 교류협력의 수준도 더 높이기로 했다.

수도권, 지방을 가릴 것 없이 각 대학들이 지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현지와의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입학생 유치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인 입학설명회를 넘어 지역에 많이 알려지고 좋은 이미지를 쌓은 대학들이 실제로 유학생 유치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대 국제교류팀 관계자는 “인터넷에 입시정보가 아무리 많더라도 결국 직접 학생과 학교 입학팀 관계자가 만나 얼굴을 보도 상담하는 것이 효과가 더 크다. 특히 아시아권의 경우 대면하고 신뢰 쌓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외에 직접 방문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려는 이러한 노력은 우리 대학들간 눈치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으로 유학을 준비하는 해외 학생들 사이에서도 서울권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지방대의 경우 대학 구조조정으로 인한 정원 감소와 등록금 수입 감소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 유학생 유치에 더욱 적극적일 수밖에 없지만, 유학생들도 지방대보다는 서울권 대학에 대한 선호를 보이는 ‘불일치’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국립국제교육원 유학생 관리지원 관계자는 “대학 공동으로 한국유학박람회를 진행할 때 어떤 다른 대학들이 참가하는지 문의해오는 대학들이 많다. 경쟁대학이 참석하는지의 여부와 지방대학과 수도권 대학 참여 비율 등이 대학들의 공동박람회 참가 여부를 결정짓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하는 전략으로 장학금과 현지 정착금의 지원 등을 마련했다. 많은 지원금을 지원할수록 외국인 유학생들이 해당 대학으로 진학을 결심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해외 현지 입학설명회에서 대학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으로 관계자들은 장학금 규모와 현지 정착금, 취업 지원 등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내 모 대학의 국제협력팀 관계자는 “대학들은 유학생 유치를 위해 현지에서 뛰어다니고 있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이 늘어나는 만큼 대학입장에서도 고민이 커진다. 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폭이 증가하면 입학 정원 감소로 인한 등록금 감소분을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보전하려는 효과가 감소한다. 반대로 장학금 지원을 줄이면 그만큼 외국인 유학생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광호 경기대 입학처장은 “각 대학마다 입학 정원 감소로 어려움을 타개하려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려 노력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유치전을 넘어 유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갈 수 있도록 교육 여건도 동시에 갖추는 것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유학생 유치를 위한 대학들의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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