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대학만 하위권 탈출… 예비 하위그룹 대학 후폭풍 시작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대학구조개혁 예비하위그룹에 속한 37개 4년제 대학 중 하위권 탈출 여부와 재정지원제한 여부를 가르는 2단계 현장방문 평가가 지난주 마무리됐다. 4개 대학까지만 상위그룹으로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대학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단계 현장방문 평가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3일간 진행됐다. 42명의 평가위원들이 소평가단을 꾸려 37개 대학을 직접 방문해, 대학들의 2단계 자체평가보고서를 토대로 총장과 보직교수 등의 브리핑,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가는 비공개로 치러졌다.

평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번 현장평가 분위기는 1단계 평가 면접보다 훨씬 진지하고 열기도 높았다. 중장기발전계획 등 정성평가를 위한 자체평가보고서 분량도 더 늘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알려졌다.

평가편람에 따르면 37개 대학 중 10%인 3~4개 대학은 상위그룹인 C등급으로 상향조정된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그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하위그룹으로 확정될 경우 내년도 정부의 재정지원사업 참여가 제한된다. D그룹은 국가장학금 2유형과 학자금대출이 일부 제한되며, 최하위인 E그룹 대학 신입생들은 국가장학금 1유형과 2유형 모두 지원 받을 수 없고, 학자금 대출도 전면 제한된다. 2017년도 재정지원까지 제한될 것인지는 컨설팅 이행 여부 등 별도 평가를 거치기로 했다.

남은 절차는 이의신청와 심의·확정 단계다. 가집계 결과는 이달 말에, 최종 결과는 8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이번에는 1단계에서 A, B, C등급의 상위그룹에 속한 대학과 2단계 평가를 치른 대학, 전문대학까지 모두 종합적으로 이의신청을 받고 결과를 가집계 하게 된다. 상위그룹 중에서는 B등급이 A등급로 올라가기 위한 시도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현장방문 평가가 종료되자 예비하위그룹 대학 내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진 대학들은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지역 민심을 돌리기 위해 나름의 혁신안을 내놓고 있다.

지역거점국립대 중 유일하게 포함된 강원대의 경우 강용옥 교육연구부총장을 비롯해 △대학원장 △교무처장 △학생처장 △기획처장 △산학협력단장 △입학본부장 △대외협력본부장 △국제교류본부장 △정보화본부장 등 10명의 보직교수들이 2단계 평가 대상에 포함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9일 사퇴했다. 신승호 총장은 이번 주 안에 전면적인 대학 쇄신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해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된 데 이어 올해도 예비하위그룹으로 분류된 청주대도 마찬가지다. 청주대는 2단계 평가에 앞서 3000억 원의 적립금을 교비로 투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구성원 마음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비상대책위원회와 총학생회 등은 여전히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현장방문 평가 기간 캠퍼스 내부에 총장 퇴진 현수막을 달았다가 훼손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반면 실명이 보도되지 않은 대학들은 모든 게 함구령 상태다. 예비하위그룹에 지정된 경기도의 A대학 관계자는 “C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며 “수시모집을 앞두고 있는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봐야 좋을 게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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