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서 외국어 기동서비스 맡아 왕성한 활동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치맥이 꿀잼이예요. 저는 동생보다 형, 오빠란 소리 듣고 싶어요. 그래서 (만으로 세는 나이보다) 한국나이가 좋아요.”

21살의 러시아 청년이 내뱉는 한국말은 거침이 없었다. 정치 이야기는 물론 요즘 젊은이 사이에서 쓰이는 은어도 불쑥불쑥 내뱉었다. 영락없는 한국 대학생 모습이었다.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있는 올레그 스마긴(Oleg Smagin·21)씨는 광주U대회에서 ‘외국어 기동 서비스’ 자원봉사를 맡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등 구 소련지역은 물론 러시아의 선수나 관계자들이 광주U대회 선수촌병원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선수촌병원 이용을 원하는 러시아, 구소련 선수들이 부를 때면 언제든 달려가는 것이 그의 역할이다. 시베리아에서 태어나 일반 러시아어 통역사들이 알아듣기 어려워하는 러시아어 사투리도 곧잘 알아듣는 덕분에 그를 찾는 이들이 많단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큰 스포츠 행사에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어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해 자원봉사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가장 가치 있는 일입니다.”

인터뷰하는 내내 의사소통에 전혀 지장이 없을 만큼 한국어 실력이 뛰어난 그는 ‘박지성’에 대한 관심이 한글 공부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올레그씨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 팀을 응원하면서 박지성 선수를 좋아하게 됐다”며 “그는 축구선수로서 그리 훌륭한 신체조건을 갖추고 있진 않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이 필드 위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빛을 발한다”고 찬탄을 쏟아냈다.

대학교에서 아시아학과를 세부전공하며 본격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지는 1년 8개월이 됐다. 고려대 한국어 어학당 10주 과정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한국어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광주U대회 자원봉사 활동을 계기로 처음 광주에 오게 된 그는 “광주라는 도시가 가지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서 “광주 사람들은 친절하고 서두르지 않는 것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요즘엔 치맥이 꿀잼”이라고 해맑게 이야기하는 올레그씨는 광주U대회가 끝나면 9월부터 충남대에서 교환학생 자격으로 한국어 공부를 더 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 음식 중에 갈비탕과 비빔밥을 특히 좋아한다”면서 “더 많은 한국인들과 어울려 한국에 대해 더 알고싶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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