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위 순위 결정전에서 중국에 패하며 최하위 기록

▲ 2일 오후 광주 서구 염주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남자 수구 예선 대한민국 대 호주의 경기. 한국 이승훈이 실점하고 있다.(사진=광주유니버시아드 조직위 제공)

[한국대학신문 홍지은 학생기자] 한국 남자 수구가 광주U대회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남자 수구 한국 대표팀은 14일 광주 염주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 수구 9~13위전 순위 결정전에서 중국에 10-12로 패했다.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한국 수구 대표팀은 2일부터 14일까지 걸친 12일 간의 대장정을 전패로 마무리했다.

한국 수구 대표팀은 지난 2일 호주와 조별 예선 1라운드를 시작했다. 결과는 참혹했다. 네 개의 피리어드 총 32분 동안 단 3개의 골을 득점하며 14-3으로 참패했다.

4일 한국 대표팀은 조별 예선 2라운드에서도 프랑스를 상대로 분전했다. 이날 한국은 각 피리어드에서 1, 2점차로 접전을 펼쳤다. 특히 3 피리어드에서 3-3 동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첫 번째 경기 때와는 달리 빠른 패스와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지만 점수 차를 극복하기엔 역부족했다. 결국 아쉽게 9-14로 프랑스에게 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소비된 체력을 극복하기도 전 5일 조별 예선 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수구 강국 유럽의 이탈리아였다. 게다가 지난 2일 경기를 한 후 3일의 휴식 기간을 갖은 뒤 경기에 임하는 이탈리아는 좋은 컨디션이었다. 1피리어드에서 1점 차로 뒤쳐졌던 한국은 제2피리어드 이후부터 이탈리아에게 밀리기 시작해 13-5로 무려 12점 차이로 승부를 마무리 했다.

7일 한국 대표팀은 전 경기에서 모두 패한 브라질과 조별 예선 4라운드 경기에서 만났다. 두 팀 모두 전패한 성적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브라질 TENEBOJN이 연속으로 골을 득점했고, 브라질은 매 피리어드마다 꾸준하게 득점을 올렸다. 한국도 3 피리어드부터 집중력을 보이며 점수를 바짝 추격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경기는 11-7로 끝났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치른 경기 중 가장 적은 점수 차를 두고 아쉽게 패했다.

남자 수구 대표팀은 또 한번 유럽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8일 조별 예선 5라운드에서 한국이 네덜란드에게 5-24로 대패했다. 이날 한국은 4연패에 지친 탓인지 전반적으로 무기력한 플레이를 보여줬고, 부정확한 패스를 연발하며 재빠르게 공격을 가하지 못 했다. 결국 4피리어드에서 네덜란드에게 9점을 내준 반면 한국은 한 골도 성공하지 못하고 경기가 종료됐다.

2일 후 한국은 헝가리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갔다. 8일 한국은 헝가리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헝가리는 이번 대회 5전 1무 4승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역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은 추민종이 경기 동안 던진 7번의 슈팅 중 단 두 골을 힘겹게 성공시킨 반면 헝가리는 각 쿼터에서 꾸준히 득점을 해 2-15로 경기가 끝났다.

조별 예선 경기에서 완패한 한국 대표팀은 13일 터기와 순위 결정전에 돌입했다. 1피리어드에서 한국은 한 골도 득점하지 못 하며 뒤쳐졌다. 경기 후반 3피리어드부터 윤영관이 높은 집중력으로 4골을 넣으며 추격에 가세했지만 터키는 경기 내내 CAGATAY를 선두로 공격적인 슈팅을 하며 점수를 점점 올렸다. 이렇게 한국은 6연패 했다.

U대회 마지막 날 14일에 열린 마지막 순위 결정전에서도 패배의 쓴 맛을 보았다. 이날 한국과 중국은 1피리어드와 2피리어드에서 동점을 내며 6-6으로 마쳤다. 그러나 3피리어드에서 한국의 슈팅은 아쉬운 실패를 연발하며 중국과의 점수차가 벌려지기 시작했다. 결국 4피리어드에서 한국은 중국에게 주도권을 내주었고, 10-12로 패배했다.

이날 한국 남자 수구 대표팀은 중국에 패배하면서 이번 대회 전패를 기록하며 남자 수구 최하위를 확정지었다.

대표팀 맏형이자 주장 이승훈은 “목표였던 1승을 못해 너무 아쉽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유대회여서 그런지 계속 아쉽다. 다른 팀에 비해 경험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유대회에 출전한 다른 국가 선수들의 A매치 출전 경험은 40~80경기에 이른다. 반면 한국은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가 단 3명뿐이다.

한국 남자 수구팀 안기수 감독은 역시 “브라질과 프랑스는 잡을 수 있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경험이 부족해 선수들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른다”고 말하며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패인으로 꼽았다.

국내 비인기 종목인 수구는 열악한 상황에 놓여있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야 수구 선수의 꿈을 키울 수 있어 선수들의 구력이 짧다. 그리고 실업 6개 팀, 대학 2개 팀에 불과한 상황과 300명도 채 되지 않는 국내 수구 선수 중에서 뽑힌 13명으로 버티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한국 남자 수구 대표팀 13명은 끈기와 저력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도전정신을 보여줬다. 국제 경기를 통해 실력차를 실감한 안 감독은 “경험이 쌓이고,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하며 이번 대회가 도쿄 올림픽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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