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세포에서만 암 유발하는 RNA를 항암 기능 가진 RNA로 변환하는 기술 개발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이성욱 단국대 교수팀(분자생물학)이 정진숙 동아대 교수팀(의학)과 함께 난치성 간암인 원발성 진행성 간암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기술을 개발했다. 원발성 진행성 간암이란 간에서 직접 발생하는 거대 종양이다.

한 해 약 1만 1000명이 사망해 대한민국 암 사망 원인 중 3위에 올라간 간암에 이번 신기술을 적용시키면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저명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온라인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0일자에 발표됐다.

새로운 치료법의 핵심은 간암 세포에서만 암을 유발하는 암 RNA(DNA와 함께 유전정보의 전달에 관여하는 핵산의 일종)를 항암 기능을 가진 RNA로 변환 시키는 것이다. 연구팀은 간암 세포에서만 작용하는 ‘텔로머라제 역전사효소(TERT RNA)’를 항암 기능을 가진 RNA로 변환할 수 있는 ‘트랜스-스플라이싱 라이보자임’을 개발했다.

▲ 연구 이미지 설명 : 정상 간(왼쪽)에서는 TERT RNA가 발현돼도 마이크로 RNA 조절에 의해 ‘트렌스-스플라이싱 라이보자임’ 발현이 억제돼 정상 간세포가 생존한다. 반면 간암 세포(오른쪽)에서는 라이보자임에 의해 표적 RNA인 ‘TERT RNA’가 절단되고 항암 RNA로 바뀌어 간암 세포가 사멸된다.(자료=단국대 제공)

이 기술을 이용하면 암 RNA가 정상 간세포에 존재하는 경우에도 정상 간세포에서 발현되는 마이크로 RNA(miR-122a) 조절을 통해 간암 세포에 있는 TERT RNA만을 인식하고 치료용 유전자로 변환할 수 있다. 반면 정상 세포에서는 마이크로 RNA 조절을 통해 라이보자임 발현이 억제 돼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동물 실험을 통해 이 치료법이 간독성 유발 없이 뛰어난 항암 효능이 있음을 입증했다. 인간의 간암 세포(이종)와 쥐의 간암 세포(동종)를 각각 쥐의 간조직 내에 이식한 후 RNA 조절 라이보자임을 전신 투여했다. 이 결과 이종과 동종 모두 정상조직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은 상태로 간암 조직이 사멸됐다.

이성욱 교수는 “동물 실험을 통해 라이보자임에 의해 생체 내에서 암 RNA 치환 유도 및 항암 면역 세포 활성화가 이뤄진 것이 규명됐다”며 “마이크로 RNA 조절을 통해 암 세포에서만 RNA를 변환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한 것이 큰 성과”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일반연구자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의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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