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협의회 “사법시험보다 출신대학 쏠림 완화 지방대 기회 늘어"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법학전문대학협의회(이하 로스쿨협의회)가 첫 전수조가 결과를 공개하며 정치권의 사시존치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합격생의 출신대학이 사법고시 합격자 보다 2.5배 더 많았다는 것이다. 로스쿨 도입으로 법조인의 특정대학 쏠림이 완화됐으며, 지방대학에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갔다는 주장이다.

로스쿨협의회는 23일 사법시험 합격자와 로스쿨 입학자의 출신대학 현황 분석을 위한 첫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공개했다. 조사는 지난 6월 22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됐다.

조사 결과 로스쿨 입학자의 출신대학은 지난 5년간 국내 평균 102개교였다. 이에 반해 사법시험의 경우 지난 13년간 국내 평균 40개교에서 합격자를 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시와의 비교를 위해 로스쿨 입학자의 출신대학 조사에서는 외국대학 출신자 183명(1.76%)을 제외했다.

▲ 로스쿨 입학생 출신대학과 사법고시 합격자 출신대학의 비교. 위 로스쿨, 아래 사법고시. <자료: 로스쿨협의회>

연도별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로스쿨에 입학한 학생들의 출신대학 수는 △2011년(91개교) △2012년(104개교) △2013년(108개교)  △2014년(103개교) △2015년(106개교)로 5년 평균 102.4개교 였다. 

사법고시의 경우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만458명이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이들의 출신대학은 최저 26개교(2013년)에서 최대 49개교(2009년) 사이에 분포해 13년간 평균은 40개교였다. 

결국 로스쿨 입학자 출신대학 수가 사법시험 합격자 출신대학 수의 2.5배에 달해 로스쿨의 도입 목표 가운데 하나였던 ‘출신대학의 다양화’를 달성했다는 로스쿨협의회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특히 방송통신대·독학사·학점은행·사이버대·평생진흥원을 통해 로스쿨에 입학한 사람도 57명이나 돼, 사법시험 합격자 19명보다 3배가 많았다.

여론의 비판을 받아왔던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SKY대학의 독점도 완화됐다. 사법시험 합격자 중 이들 3개교 출신은 58.5%이었지만, 로스쿨 출범 이후 3개교 점유율은 46.8%로 낮아졌다.

로스쿨협의회는 “이처럼 출신대학이 다양해진 것은 우선 로스쿨을 수도권에 15개교, 지방에 10개교로 분산 설치한 제도적 장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현재 △로스쿨에서는 법학-비법학 쿼터제를 실시해 보다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입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 △‘지방대학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거 지역 대학 출신을 일정 수준 이상 선발하고 있는 점 △특별전형 입학제도와 많은 장학금 혜택으로 ‘법조인 진입 장벽’을 낮춘 점 등이 다양화 현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학-비법학 쿼터제는 로스쿨 입학자 중 3분의 1이상을 법학 외의 분야에서 학사학위 취득한자로 채우도록 한 규정을 말한다.

이번 전수조사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로스쿨에 입학한 1만410명과 2002년(제44회)부터 2014년(제56회)까지 사법시험에 합격한 1만45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로스쿨협의회는 이번 조사가 “특정대학 출신자 점유율이 높고, 지방권역 대학에서는 입학할 수 없을 것이라는 로스쿨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더욱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로스쿨 교육을 통해 법률 직역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법조인 출신대학의 다양성이 계속 신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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