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경쟁률, 추합규모 등 비공개 고급정보 제공하기도

자기소개서 맞춤 상담은 꺼리기도 "타학생과의 형평성 우려"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수시박람회 현장을 찾으면 구체적이고 정확한 입시정보를 얻을 수 있다. 관심 있는 대학을 둘러보며 결심을 굳히거나 전혀 몰랐던 대학과 학과를 새롭게 발견할 수도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논술전형의 경우 대학들은 홈페이지에는 전체 전형지원자를 합격자 수로 나눈 경쟁률만을 공개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박람회 현장을 찾아 상담을 받으면 논술전형 지원자 가운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하고 실제 논술시험까지 치른 수험생들을 표본으로한 '실질 경쟁률'을 알려준다. 대학별로 차이가 있지만 입시업계에선 논술전형의 실질경쟁률이 '공개경쟁률'보다 약 20~30% 가량 낮다고 본다.

대학들은 또한 상담을 요청한 수험생들에게 지원하려는 모집단위의 충원률도 귀띔해준다. 다시 말해 최근 2년간 해당 모집단위의 평균 추가합격자 규모를 알려주는 것이다. 지원하려는 전공을 정한 수험생들이라면 대학별 추가합격자 규모를 미리 아는 것이 세밀한 지원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불행히 합격자 발표 결과 대기번호를 받았을 때도 불안감을 덜 수 있다.

자기소개서 상담은 학교별로 차이가 있다. 입시전문가나 학교 선생님들 중에는 수험생들에게 박람회를 찾기 전 미리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학생부 등을 준비해 가라고 조언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은 입시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자기소개서나 학생부 열람을 극구 사양한다.

박람회 현장의 동국대 입학관계자는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를 비롯한 서류를 보지 않는 것이 기본원칙"이라며 "나중에 실제 학생들을 선발하게 될 입학사정관들이 박람회 현장에 직접 나와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서류를 열람하는 것은 추후 공정성 시비로 번질 우려가 있다. 수험생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구두로만 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들은 서류 열람을 전혀 꺼리지 않기도 한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서류를 준비해 오면 입학사정관이 학생과 서류를 함께 보면서 맞춤형으로 상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수시의 중심인 학생부종합전형 상담은 두루뭉술한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한 서울지역 대학 입학사정관은 "학생부종합전형 상담을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지난해 합격자들의 평균 내신을 알려준다. 이를 내방한 수험생의 내신 성적과 비교해 합격 가능성을 진단해 주는 정도다. 하지만 전형 특성상 어떤 경우에도 합불 여부를 단언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 이외에도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면접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속시원한 대답은 못 해준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제일 궁금한 내용 중 하나인 합격자의 최저 내신등급도 거의 공개하지 않는다. 원칙적으로는 내신이 매우 낮은 학생도 비교과 활동이 특출나면 합격이 가능한 것이 학생부종합전형. 하지만 대학입장에서는 합격자 최저등급을 공개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어 민감하다. 합격자 최고등급도 마찬가지다. 내신 등급이 아무리 높은 수험생이라도 다른 영역이 부족하면 얼마든지 불합격할 수 있기 때문에 합격자 최고·최저 등급의 공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 밖에도 박람회 현장을 찾아 관심있는 대학들을 돌아보며 입시상담을 받아보는 것은 동기 부여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각 대학의 전형을 직접 진행하는 입학관계자와 전공교수와의 상담은 잘못된 입시전략을 수정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경북대 입학관계자는 "상담을 해보면 엉뚱한 활동에 전념하는 수험생들이 종종 있다. 지나치게 봉사활동에 전념하거나 일관성이 없는 스펙 쌓기에만 공을 들인다. 이런 학생들은 대학 관계자들의 상담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잘못된 점을 깨닫게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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