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본지 논설위원/서울과기대 교수·LINC 사업단장)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이하 LINC 사업)이 시작된지도 벌써 4년째에 접어들었다. 현재 총 56개 대학이 LINC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모든 대학은 LINC 사업을 통해서 지역사회, 지역산업과 소통하고 상생 발전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다 하였다. LINC 사업은 참여 대학 대부분이 현장실습과 맞춤형 취업교육, 지역산업과의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 산학협력 친화형 대학운영 시스템으로의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취업 미스매치 해소와 지역산업 성장 견인에 크게 이바지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대학가에서는 향후 추진될 Post-LINC 사업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Post-LINC는 현재의 LINC 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길 희망한다. 현재의 LINC 사업은 광역권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 그리고 지역거점연구단사업을 하나로 합쳐서 만들어지다 보니, 태생적으로 사업자체의 색깔이 분명하지 못했다. 이사업 저사업의 성과지표를 버무려서 22개의 지표를 만들다보니 지표수가 많아서 사업의 방향성과 정체성이 모호했다. 이로 인하여 각 부처에서 추진하는 여러 유형의 산학협력사업과의 중복성이 제기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Post-LINC 사업은 현재의 LINC 사업과 같이 보편적 인력양성사업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향후 Post-LINC 사업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마땅하다. 첫째는 Post-LINC 사업의 핵심성과 지표수를 대폭적으로 줄여서 대학과 지역여건에 맞는 사업이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 즉 5~6개의 기본 핵심성과 지표만 제시하고, 나머지 성과지표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설정하여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 고유의 색깔있는 산학협력 모델을 개발하여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사업비 편성에 대해서 대학에게 자율권을 부여하여야 한다. 인건비와 간접비 그리고 인프라 구축비 등 기본 사업비에 대한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나머지 사업비는 대학이 지향하는 산학협력 선도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적 예산운영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대학별 그리고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대학 고유의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 선도모델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학생주도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학생이 피동적 요소로서 사업에 참여하게 하지 말고, 학생 스스로가 창의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산학협력을 제대로 경험한 학생이 중소기업에 취업해 산학협력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자연스럽게 산학협력의 선순환 구조가 지속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Post-LINC 사업은 글로벌 산학협력에도 관심을 갖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특히 현지법인 수출기업이나 해외에서 갓 창업한 많은 벤쳐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해 주고, 또한 이들 기업과의 해외 인턴십을 통해서 많은 학생들이 국내에서만 일자리를 찾지 말고, 해외에서 취업할 수 있는 사전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도록 환경조성과 동기부여를 해 주어야 한다.
 
이상에서 제시한 사항이 향후 추진될 Post-LINC 사업의 기획단계에서 잘 반영되어 산업계와 대학이 한층 더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Post-LINC 사업이 아무리 잘 기획된다 하더라도, 이를 추진할 충분한 예산확보가 되지 않으면 원하는 사업성과를 얻을 수 없게 되는 건 당연지사다. 지금과 같이 나라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과감한 투자로 산학협력사업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가 관련부처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하여 충분한 예산확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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