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교류, 횟수 제한 없고 4학기까지 가능해 대학 新문화로 ‘급부상’

정규학기뿐 아니라 계절학기 수강도 인기... 모교 개념 축소

[한국대학신문 손현지 학생기자] #대학교 3학년생인 최재훈(경북대)씨는 지금까지 6학기를 수강하며 학점교류프로그램을 이용해 서울대와 서울시립대를 포함 총 3개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학점을 땄다. 최 씨는 “한국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에서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수업을 들어보니 만족스러워서 서울시립대도 신청하게 됐다”며 “각 학교를 갈 때마다 적응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기도 하지만 여러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최근 최 씨처럼 보편화된 학점교류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대학의 수업을 경험해보려는 학생들이 늘면서, 졸업 전까지 2개 이상의 대학을 유랑하는 ‘노마드족’ 대학생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숙명여대 학사행정담당은 “지난해부터 2015년 1학기까지 학기당 학점교류학생은 70~100명 사이였으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 노마드족이 늘어나는 이유는 학점교류프로그램 수학규정에 수강학교의 횟수 제한이 없는데다 정규학기의 경우 학사과정은 4개 학기까지 수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유수 대학의 수업은 물론, 특수대학의 강좌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학생들에게 학점교류는 해외유학보다 실속있는 선택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교원대와 이화여대에서 학점을 취득한 충남대 4학년 박은빈씨는 “교사쪽으로 진로가 바뀌어 전과를 하면서 좀 더 깊이있는 수업을 듣고 싶어 학점교류를 신청했다”며 “본교 학생들보다 수강신청을 늦게 해야하는 탓에 못 들은 수업도 있어 아쉽지만, 전체적으로 다양한 대학에서 교육에 관해 보다 심층적인 공부를 해볼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학점교류프로그램은 정규학기뿐만 아니라 계절학기로도 신청가능하기 때문에 방학을 이용해 다른대학에서 학점을 따려는 학생들에게도 인기다.

고려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이연 씨는 “학점교류프로그램을 이용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양과목을 들어봤다”면서 “‘공연의 이해’라는 과목은 한예종 학점교류가 아니었으면 수학과인 내가 평생 들어볼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 예술대학이라 수업이 더 깊이있게 느껴져 좋았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타학교에서 계절학기를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국대 졸업반인 이성우 씨는 지난해 1학기 여름방학때 서울대에서 경영학 계절학기 수강을 한데 이어, 올해 여름방학에는 고려대에서 통계학 계절학기를 수강했다. 이 씨는 “전공 수업은 학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기교류는 좀 어렵지만 계절학기는 전혀 부담이 없었다. 서울대 학생들의 발표 실력과 PPT의 수준이 높아 개인적으로 좋은 자극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학점교류 학생들은 본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교내 시설과 홈페이지 이용이 가능하며 학생증도 발급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도 제한적으로나마 이용할 수 있다. 성적 산출의 기준도 본교 학생과 동등하다. 다만 대부분 대학들이 학점교류 수강과목을 따로 정해놓고 있어 더 다양한 수업을 들어볼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학점교류수업을 들었다는 숙명여대 4학년 최수민 씨는 “학점교류프로그램에 대해 작년에 처음 알았다. 편입과 대학원생활을 하지 않고도 국내의 타학교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니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경험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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