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1800억원대 전폭적 지원 속 ‘소수정예 교육’

농업·축산·임업 특성화로 ‘작지만 강한 대학’ 전형

[한국대학신문 이재익 기자] 천안연암대학은 LG그룹 창업자인 연암구인회 선생께서 1969년 설립한 연암문화재단이 모태다. 현 이사장인 구자경 LG명예회장은 부친의 호 ‘연암’으로 대학 이름을 짓고 1974년 연암축산고등기술학교(현 천안연암대학)를 개교했다. 최신식 축산실습시설을 바탕으로 현장교육과 산학협력을 연계하는 방식은 개교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방식이다.

특히 농축산 분야는 실기 중심의 교육과정이 필수다. 전교생이 1000명 남짓한 소규모 대학이지만 그동안 배출한 9200여명의 졸업생들은 농업‧축산·원예 분야 곳곳에서 해당 업계를 이끌어 가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천안연암대학은 캠퍼스 자체가 총 18만평(59만 4000m²)에 달하는 초원 속에 자리 잡았다. 그간 상당수 농업계 대학이 실무교육을 이론교육으로 대체했지만 국내 농업교육의 메카를 자임하며 꿋꿋이 실무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특성화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에는 교육부가 선정한 WCC(세계 수준의 전문대학, World Class College)에 이름을 올렸다. 이문호 총장은 “국내 농‧축산 대학 가운데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기에 머잖아 아시아 최고의 농업실무대학으로 거듭 날 것”이라 자신했다.

재단인 LG연암학원은 매년 30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건물 신축 등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건축비를 제외하고도 개교 때부터 지금까지 40여년에 걸쳐 지원된 재단지원금은 지난 40여 년간 총 1800억 원에 이른다.

구태익 기획처장은 “재단의 아낌없는 재정지원은 학생과 교직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말했다. 모기업인 LG그룹은 매년 재학생과 직원들의 ‘해외연수 지원금’으로 1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 지원금은 학생들이 가장 많은 혜택(6000만원)을 받고 교수와 직원들에게 각각 2000만원씩 지원된다.

■ 선진농업기술 습득과 전파 = 천안연암대학은 낙후된 농업을 살리기 위해 밖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대학(기관) 교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투 트랙(two-track)’으로 진행된다. 선진국으로부터 앞선 기술을 습득하고 이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응용한 뒤, 개발도상국에 이 기술을 전수하는 구조다.

현재 천안연암대학은 미국·일본·중국·이탈리아·베트남 등 8개국 17개 대학과 2개 산업체와 교류협정을 맺고 있다.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캐나다·뉴질랜드·이탈리아와 같은 농업선진국 대학들과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교수와 학생들을 연수형태로 파견한다. 또한 중국과 베트남, 아프리카 여러 나라 등 같은 농업 후발 국가들의 대학과는 교수와 학생들을 초청해 연수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매대학인 중국 산동성 축목수의학원과 유방직업학원은 한·중 수교 직후 중국 측이 우리 농림부에 요청한 것으로, 천안연암대학이 농업분야 학술교류 파트너로 지정됐다. 최근 이탈리아 우디네 대학교는 학술교류와 기술협력을 통해 ‘산지 초지 활용 방목 목장 국내외 운영사례 및 방목 우유의 부가가치 향상방안’에 관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열띤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 전폭적 재단 지원 아래 ‘작지만 강한 대학’ 성장 = 천안연암대학은 재단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소수정예반을 운영해 오면서 ‘작지만 강한 대학’에 대한 인증을 정부로부터 꾸준히 받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교육부가 주관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6년 연속 선정돼 총 92억 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2012년 전문대학 기관평가인증에서도 선진화된 대학경영 체제와 교육 질 개선의 노력을 인정받았으며 지난해에는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Ⅰ유형)에 선정돼 천안연암대학의 역량을 다시 한 번 알렸다.

천안연암대학은 농업을 자연과 환경을 살리는 생명산업으로 여기고 있다. 21세기형 전문농업경영인을 양성하기 위해 최첨단 시설의 실습농장을 확대하면서 철저한 실험실습 위주의 실기교육과 산학협력에 따른 현장실무지식 배양이라는 교육목표는 내년에도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문호 총장은 “친환경 생명산업과 웰빙분야의 글로벌 실무형 최고전문가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이문호 총장 “아시아 최고 농업실무대학 거듭날 것”

- 특성화 전략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농업 현장실무교육의 메카임을 자부한다. 농업분야 특성화 대학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점이 우리 대학의 가장 큰 강점이다. 역사가 40여년이나 되고 농업대학으로 지속성장하다보니 어느덧 졸업생들의 자녀들이 우리 대학에 다시 입학하면서 농장을 이어 받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수요에 발맞춰 두 가지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우선 국내에선 최근 각광받고 있는 귀농·귀촌을 지원해 농산업 신규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규교육과정 말고도 신규농업인력 양성을 위한 귀농지원센터를 설립했다. 2006년 3월 개소한 귀농지원센터는 현재까지 후계농업경영인교육, 도시민농업창업교육 등 여러 귀농교육과정을 실시해 안정적인 농촌 정착을 지원하면서 이론과 실습이 겸비된 전국 최고의 귀농교육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0년에는 농림부로부터 귀농교육 총괄기관으로 지정받았다. 현재까지 6800여 명의 후계농 인력을 배출했고 이 가운데 6000여 명이 농업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두 번째로 해외에선 아시아·아프리카지역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선진농업기술 전파와 농업인력 양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 현장실습·취업 등에서의 성과는 어떤가.
“교육과정 가운데 의무실습 비율이 50% 이상으로 타 대학에 비해 높은 편이다. 전체 7개 학과가 산업체 현장실습을 필수로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수 산업체 발굴과 취업에도 힘을 쏟아 올해 취업률이 70%를 넘어서고 있다. ‘실무형 최고 전문가 양성’이라는 대학의 목표는 변함없을 것이다.”

- 향후 대학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올해 개교 41주년을 맞았다. WCC 선정을 발판으로 삼고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은 새롭게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교직원과 재학생, 졸업생 모두가 월드클래스에 걸맞은 의식개혁과 대학 운영시스템의 선진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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