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협 물가감시센터 “대학생 주거비 부담 날로 늘어”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서울 주요대학 중 절반 이상은 1인실 기숙사비가 학교 주변 원룸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대학기숙사 비용과 수용현황 조사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연세대의 1인실 기숙사비는 월 62만원으로 주변 월세 평균가인 42만원에 비해 20만 원이나 비쌌다. 고려대 역시 월 50만2000원으로 주변 원룸가격 38만원보다 12만2000원이 높았다. △이화여대 △한양대 △경희대도 주변 시세보다 적게는 2.0%부터 많게는16.5% 더 비쌌다. 

한국사학진흥재단 자료에 따르면 민자 형태로 2인실을 보유한 학교는 국립대 32개교, 사립대 20개교로 총 52개교다. 이중 기숙사비가 높은 상위 12개교가 모두 수도권 소재의 사립대였다.

2인실 기준 민자 기숙사비도 연세대가 42만9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려대(38만7000원) △건국대(36만3000원) △동국대(34만8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대학들이 민간 자본을 투입해 기숙사를 건립하는 경우가 늘면서 대학생들의 주거 부담도 날로 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자 방식으로 지어질 경우, 그렇지 않은 곳보다 적게는 7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 이상 더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2014년 기준 기숙사 수용률이 18.3%에 불과해 재학생 10명 중 2명도 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가감시센터는 높은 기숙사비의 원인으로 기숙사 확충에 대한 정부 규제의 부재와 대학들의 소극적 자세를 꼽았다. 물가감시센터는 “1996년 기숙사 최소 수용률에 대한 규제가 사라지면서 대학 스스로 기숙사를 의무적으로 건립해야 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대학생들의 주거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정부의 정책 수립과 대학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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