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생각]"삶에 실천하는 지속가능교육, 대학이니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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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찬 한성대 교수(애니메이션·제품디자인전공)

사회·환경·경제적 문제 해결해 나가는 프로젝트 수업
지역기관·주민과 관계 다져 ‘학교기업’ 설립 의지도
공대에 디자인지식 ‘융복합교육’ 작업의 효율성 제고
가능성에 꾸준한 도전 "지역함께 가는 대학이니까"

▲ 지난해부터 ‘창의적 산학 스튜디오’ 수업을 개설해 진행하고 있는 문찬 교수를 지난 9일 한성대의 그의 연구실에서 만났다. 사진=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정윤희 기자]“다수의 수요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지속발전가능한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

서울 성북구 삼선동의 좁다란 콘크리트 골목을 지나면서 문 찬 교수는 말했다.

“학생들과 함께 할 과제들은 곳곳에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수행해 나갈 때마다 지역주민과의 관계가 공고해져서 기관·주민들이 우리를 더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학교기업도 세우고 싶습니다. 대학이 위치한 이곳, 지역사회는 교육의 장이자 작업 현장이기 때문입니다.”

문 교수는 지난해부터 ‘창의적 산학 스튜디오’를 개설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수업은 ‘지속가능발전교육’에 그 뿌리를 뒀다.

“지난 2002년 UN 요하네스버그 회의를 통해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전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이후 유네스코(UNESCO)에서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를 ‘UN지속가능발전교육 10년’으로 지정하고 이를 세계적으로 활성화하는 데 주력해 왔죠. 우리나라에는 2009년 ESD(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t) 한국위원회가 설치됐고 이후 지속가능발전교육에 대한 논의와 수업에서의 적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문 교수는 ‘창의적 산학 스튜디오’ 수업이 지속가능발전교육의 일환이라 했다. 대학교육에서는 드문 일이다.

“교과과정은 단순히 지식적인 습득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실천을 뒷받침합니다. 이런 바탕 위에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문제 해결에 한걸음 다가서려고 노력하죠.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은 아직 우리나라에선 초등학교를 중심을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분과 교육을 하는데다 특히 고등학교는 입시 때문에 실행이 어렵죠.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수업은 달랐다. 예술대학 제품·디자인전공 수업이지만 문헌정보학이나 공대 전공 등 타전공 학생들도 수강한다. 기업에서 한 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디자이너-설계자-마케터의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듯 이 수업에서도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좋다고 했다. 학제간 융복합이 별 게 아니다.

수업 주제는 매 학기 개강 전 학교 인근 서울 삼선동 주민센터와 어미니회 등의 의견을 수렴, 조율해 결정하고, 20명 안팎의 학생들이 조를 나눠 한 학기 프로젝트를 수행해 낸다. 지난해 1학기에는 주민센터의 도움을 받아 홀몸노인 5분을 선정, 학생들의 수차례에 걸친 인터뷰 끝에 내구성 강한 수요자 ‘맞춤형’ 가구가 탄생했다. 2학기에는 학교에서 나온 폐가구들을 재활용해 마을 공부방에 제공하고, 올해 1학기에는 긴 언덕길이 한참 이어진 긴 대로에 주민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 8개 설치해 놨다. 이번 학기에는 삼선동 전체를 대상으로 ‘마을 안내 표지판’을 제작할 계획이다.

▲ 지난 6월 19일, 문찬 교수의 ‘창의적 산학 스튜디오’ 수강생들의 작품 총평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 수업의 수강생은 물론 김용인 전 삼선동장을 비롯해 삼선동자치위원, 삼성동 부녀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제공=한성대)

“가구 제작은 학교에서 발생한 폐가구에서 떼어 재활용했습니다. 친환경적이면서 비용도 줄일 수가 있지요. 또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수요자와 학생 모두가 원하는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정립해 나갑니다. 마을 안내 표지판 제작도 마찬가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지역주민들은 생활의 효율성이 제고되고 학생들은 직업적 ‘실제상황’과 마주하는 현장실습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매 학기 프로젝트를 해 낼때마다 사회적·환경적·경제적 문제 해결를 모색하는 ‘지속가능발전교육’ 정신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광범위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학제간 융복합 교육이 필수라고 주장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제 수업이 타 전공 학생들에게도 열려 있습니다. 기업 현장에서는 디자인과 마케팅 그리고 소프트웨어 설계자 등과의 소통은 필수입니다. 대학에서의 학제간 교육이 현장의 작업 효율성 제고와 직결되는 이유지요. 미국와 영국은 오래전부터 시행돼 왔고, 우리나라에서는 서울과학기술대와 홍익대가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를 통해 기계-시스템-엔지니어링-디자인의 ‘융합교육’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한성대도 움직였다. 공과대학내 ‘IT응용시스템공학과’가 신설돼 신입생 모집에 나섰다. 이 학과는 엔지니어링 성격의 설계 이해는 물론 이를 담아낼 디자인의 이해까지를 목표로 한다. 문 교수는 앞으로 3년간 제품디자인전공 교수 겸 IT응용시스템공학과 교수가 된다. 공과대학으로 소속을 옮기게 된 것이다.

“공대 학생들이 제품 디자인 관련 감각을 익히고 융복합 공부를 시작하게 됩니다. 예술성보다는 제품 디자인의 미니멀리즘, 즉 기본적으로 예술적인 기교를 최소화하면서 사물의 근본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의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작업의 효율성에 한발짝 더 다가서는 것이지요.”

다양한 가능성을 시도해 보는 것이 ‘대학 본연의 역할’이라고 했다. 대학 울타리니까 가능했단 얘기다.

“일단은 제 수업에서부터 학생들과 함께 시도해 본겁니다. 비용과 공간도 많이 필요치 않았죠. 주민들과 학생들의 의기투합만 있으면 그뿐, 누구든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아야 합니다. 안되면 잃는 것은 시간이요, 얻는 것은 경험이지 않습니까. 밖에서 하기 어려운 것을 학교에서 해 보는 것, 대학이니까 할 수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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