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 대학·61개 전문대학 등 109개 대학 725개 프로그램

다양한 전공 살린 진로·직업 탐색 프로그램 마련해 운영

[한국대학신문 천주연 기자] 대학들이 기존에 진행하던 각종 진로탐색 프로그램을 정부의 ‘자유학기제’ 시행에 발맞춰 그 대상을 중학생까지로 확대했다. 입시위주의 내용으로 진행됐던 고등학생 대상 프로그램과는 달리 학생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전공 관련 다양한 ‘직업’ 세계를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 자유학기제 시행 앞두고 대학 역할 증대 = 자유학기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으로, 학생들이 중학교 한 학기 동안만이라도 시험 부담 없이 자신의 꿈과 끼를 찾는 진로탐색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중학생들은 한 학기동안 오전에 수업을, 오후에는 진로탐색과 예술·체육 관련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48개 대학, 61개 전문대학 등 총 109개교가 지역 중학교들을 대상으로 725개의 자유학기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학들은 지역 중학생들이 다양한 체험 활동을 마련해 진로·직업에 대해 탐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학 교수, 동문, 재학생 등이 직접 멘토로 나서 전공과 관련된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해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 고등학생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캠퍼스투어가 중학생들에게도 열렸다.

자유학기제는 내년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될 예정으로, 대학들의 지원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신소영 교육부 공교육진흥과 사무관은 “아이들의 꿈과 끼를 찾아주자는 취지에 맞게 다양한 희망·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는데 대학은 이미 인적·물적 자원을 풍부히 갖추고 있다. 또 각 지역마다 하나씩은 다 있어 그에 적격”이라며 대학들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진로탐색’ 넓게, ‘관심 분야’ 좁게 = 대다수 대학들은 자유학기제 지원 프로그램으로 진로·직업 탐색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전공과 해당 인력을 갖추고 있는 이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배재대는 찾아가는 ‘꿈자람 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대학 내 개설돼 있는 전체 49개 학과를 성격이 비슷한 것들끼리 묶어 △글로벌 △보건의료·복지 △교육·사회 △관광·경영 △문화·예술 △IT·융합 △바이오·공학 등 7개 계열로 나눴다.

배재대는 중학교에서 날짜와 희망 계열을 신청하면 각 계열별로 선발된 학생들을 파견해 계열 학과, 취업 후 진로, 자격증, 동아리 활동 등을 소개하는 설명회를 연다. 한 교실에 한 계열씩 배정해 중학생들이 원하는 계열을 찾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같은 내용을 한 시간씩 총 두 번 진행해 여러 계열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배려했다.

정대훈 배재대 입학사정관은 “우리 대학 ‘꿈자람 지원단’은 12월까지 이미 신청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지역 중학교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 이에 봉사자로 참여하는 재학생들도 학과에 대한 이해와 애교심 고취, 발표 능력 등을 신장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 배재대는 개설 학과를 7개의 계열로 나눠 찾아가는 '꿈자람 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제공=배재대)

전문대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오산대학은 이번 학기부터 오산시 관내 9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캠퍼스로 초청해 직업체험 프로그램 ‘미래내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수들이 직접 멘토로 나서 학과와 관련 직업을 소개하고, 조리·공연이벤트·스마트 로봇·바리스타·패션·라디오 제작 등 12개의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산대학은 체험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9월 셋째 주부터 목요일 오전에는 실습실 사용 일정을 다 비웠다. 한 주에 한 학교씩 초청해 3시간 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들이 특정 분야를 보다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도록 기간을 늘려 한 학기동안 운영되는 프로그램도 있다. 김정권 부산대 교수(음악학과)와 크리스토퍼 템포렐리 영남대 교수(성악과)가 손을 잡고 지난달 19일부터 부산지역의 7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뮤지컬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이들은 7주에 걸쳐 뮤지컬 관련 율동 연습, 연기·성악 지도를 받게 된다. 마지막 8주차인 11월 21일에는 학생들이 배운 것을 토대로 학부모, 소속 중학교 학생, 음악교사 등을 초청해 뮤지컬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민수영 부산대 입학사정관은 “진로탐색 프로그램인 ‘진로특강단’이 대다수 학생들을 위한 보편적 프로그램이라면 이번에 기획된 ‘뮤지컬 프로그램’은 소수의 학생들이 ‘뮤지컬’이라는 분야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것”이라며 “학생들의 반응이 좋으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 그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부산대는 부산지역 중학생 70명을 대상으로 8주간 '뮤지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제공=부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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